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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를 신고 차이나를 걷는 여자 - 어떻게 최고의 커리어를 얻는가
이은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평점 :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0701/pimg_7293791091944156.jpg)
어떻게 최고의 커리어를 얻는가
골드만삭스를 신고 차이나를 걷는
여자
이은경 / 알에이치코리아
어엿한 직장인이 되었다, 이제. 입사 한 달 차. 아직도 적응하지 못하는 중. 하루하루 퇴사생각이 간절하다.
리뷰해야 할 책이 어마어마하게 밀려버렸다. 매일같이 이어지는 야근에 책 따위 읽을 시간은 사라져 버렸다. 뭐, 글은 당연히 쓸 시간조차 없고. 주말마다 친구들을 만나며 놀러다녔더니 요즘 체력은 바닥을 친다. 피곤하기도 하고 장마가 시작돼 비가 주륵주륵 내리니 다 포기하고 집에서 쉬기로 했다.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서 오랜만에 책상앞에 앉았다. 그동안 밀렸던 책 리뷰를 써야지. 그래도 틈틈이 읽어놔서 다행이다.
<골드만삭스를 신고 차이나를 걷는 여자>는 매킨지 코리아, 골드만삭스, 리먼 브라더스, SK그룹, 안방 보험 등 세계 굴지의 대기업에서 일하며 커리어를 쌓은 한국의 커리어우먼 이야기이다. 스스로의 이야기를 썼으니 장르를 자서전으로 보아야 할까.
월스트리트, 한국 대기업, 중국 자본의 심장부까지 토종 한국 여자의 글로벌 커리어 분투기
여기 한 여자가 있다. 155센티미터의 키에 가녀린 체구를 가진 그녀는 유학이 흔치 않던 시절, 한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온전히 혼자 힘으로 아이비리그 대학원에 진학한다. 대학원에서 언어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녀를 두고 ‘한국으로 돌아와 좋은 교수가 될 것’이라 말했던 모두의 기대를 보기 좋게 비웃으며, 결국 그녀는 가장 거칠고 남성적인 비즈니스 분야인 M&A를 선택한다. 이 책은 작고 내성적인 토종 한국 여자가 어떻게 글로벌 비즈니스 무대의 중심에 우뚝 설 수 있었는지 그 과정을 그린 커리어 분투기이다. 0에서 100을 일구어낸 그녀의 ‘격이 다른 노력’은 그 자체로 엄청난 감동을 준다. 또한 그녀의 화려한 커리어 스토리는 IMF 구제금융, 닷컴 버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등 금융사의 굵직한 사건들과 맞물려 한 권의 비즈니스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합리적이고 정확한 월스트리트 기업, 사내 정치가 중요한 한국 기업, 속을 드러내지 않는 중국 기업 등 서로 다른 업무 방식을 가진 각국 회사들을 비교해보는 재미는 덤이다.
최고의 커리어를 쌓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궁금한 이들에게, 이 책은 가장 확실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생각해보니 나는 평소 세계무대에서 활약하고 싶다거나 하는 부푼 꿈을 갖어본 적이 없다. 그래도 대기업에 들어가서 멋진 커리어우먼처럼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은 해 본 적 있는데 직장인이 된 지금의 나는 사실 볼 품 없어 보인다. 원하는 곳에 들어가지도 못했고 하고 싶었던 일과는 전혀 동 떨어진 일을 어찌저찌 부여잡고 있는 느낌.
<골드만삭스를 신고 차이나를 걷는 여자>는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산 한국여자의 일대기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은 이 책의 저자처럼이 아닌 나처럼 살아가고 있을 테니 아무래도 책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겠지. 사실 요즘 그 어떤 욕심 없이 그저 시간이 흐르는 데로 살고만 있었는데 이 책 덕분에 더 큰 무대로 나서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게 책의 좋은 점. 스스로를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