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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기쁨 - 책 읽고 싶어지는 책
김겨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18년 1월
평점 :
책의 제목처럼 독서의 기쁨에 관해 이야기 하는 책.
유튜브 하는 분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고 영상도 잠깐 본 게 다라서 저자에 대한 사전 정보는 거의 없이 책을 읽었는데, 읽는 내내 정말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게 느껴져서 재밌게 읽었다. 정말 책을, 독서를 사랑하는 분이구나 싶고 공감가는 내용도 많았고. 중고등학생 때 일본소설을 많이 읽었다는 점, 종이책을 더 좋아하고 낭독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공감이 많이 갔는데,
저자가 나랑 비슷한 연배인가? 싶어서 프로필을 검색해보니 역시 나랑 비슷한 연배였다. 딱 그때쯤에 일본소설이 유행이라 서점에 가면 일본소설 책이 많았고 나도 그때 일본소설을 엄청 많이 읽었던 기억이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에쿠니 가오리, 요시모토 바나나 등 그 시절에 책 좀 읽어 봤다는 사람들은 이 작가들의 책 한두권쯤은 다들 읽어 보지 않았을까? 난 사실 저 작가들의 책 보다는 온다 리쿠의 책을 엄청 좋아했었다. 지금은 온다 리쿠의 책도, 소설 책도 안 읽은지 10년은 넘은 것 같네. 그때는 소설 책을 참 좋아했고 많이 읽었었는데, 지금은 소설책도 읽지 않고 좋아하는 것도 크게 없는 재미없는 어른이 되어 버렸네.🥲
이 책의 저자 김겨울씨는 책을 정말정말 사랑하고 독서 자체를 하나의 유희로 즐기는 사람이지만, 사실 난 아직까지는 독서 자체를 유희로 즐기기 보다는 정보를 얻어가는 목적성에 초점을 두고 독서를 하는 것 같다. 중고등학생 때는 나도 독서를 하나의 유희로 즐겼던 것 같지만 한 10년 정도 거의 독서를 하지 않는 시기를 보내다 보니 독서를 하는 행위 자체가 너무 낯설게 느껴져서 책을 더 멀리하게 됐던 것 같다. 그러다 최근에 다시 독서를 시작하면서 서서히 다시 독서에 재미를 느껴가고 있는 단계에 있는 것 같은데, 그래도 아직까지는 정보를 얻어가는 것에 더 초점을 두고 책을 고르고 독서를 하는 것 같다.
쓰다 보니 주절주절 두서 없이 썼는데, 아무튼 이 책 재밌다. 난 재밌는 책은 낭독을 하는데 이 책은 거의 절반을 낭독을 하면서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김겨울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겼는데, 저자의 다른 책도 읽어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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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추상적인 설명이지만, 책마다 난이도와 요구하는 바가 모두 달라 하나로 꿰어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한 시간에 책 한 권을 독파하겠다거나 올해 500권의 책을 읽겠다거나 하는 목표보다는, '매일 읽겠다'는 목표가 여러분을 더욱 충실한 독자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페이지라도, 한 챕터라도, 매일 읽는 것이 활자와 친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손 닿는 곳마다 책을 두고 비는 시간마다 잠깐씩 읽는 꾸준함이 정말로 여러분을 '바꿀' 것이다.
책에 인생의 진리 같은 것은 들어있지 않다. 대신 책은 사유를 확장시키고, 자신이 진리라고 주장하는 여러 의견들을 검토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준다. 문학 작품을 읽을 때는 충분히 빠져들어서 읽고, 교양서를 읽을 때는 흥미를 가지고 정보를 받아들이되 의심을 거두지 않는 독서가 여러분을 아주 오래된 이 책벌레들의 세계로 인도할 것이다. 책을 탐식하고, 미식하고, 그래서 한 마리 벌레가 되더라도 오랫동안 두고 사랑할 인간의 정신이 늘 같은 자리에 있으니, 부디 여러분,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마시고, 호기심을 잃거든 책이 선사한 회한과 우울의 바다에 빠져보시고, 그게 질리거든 즐거움의 바다에 빠져, 그렇게 오며 가며 오래도록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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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이 희미하다. 십대 시절은 특히 그렇다. 죽도록 공부하거나 죽도록 공부하느라 사람들을 대하는 게 어색했던 기억뿐이다. 그래서 나의 기억이 활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건 비유가 아니다. 인생의 어떤 시기를 기억할 때 나는 책을 떠올린다. 힘들어질 줄도 모르고 즐거이 읽은 책. 힘들었던 나를 붙잡았던 책. 힘듦을 잊게 했던 책. 힘듦을 극복하게 해준 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허무로 다시 힘들어하는 나에게 새로운 의미를 보여준 책. 책을 읽을 때만큼은 현실을 잊을 수 있었다. 그래서 십대의 나는 책을 읽고 현실을 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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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정신은 책으로만 보존될 수 있다. 이것은 낡은 생각인지도 모른다. 영상의 시대에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시대에 뒤처진 인간이라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언어를 습득하기 시작하는 3세부터의 기억이 대부분 언어로 보존되고, 가장 효율적으로 정보를 기록하고 전달하는 매체가 언어인 이상, 나는 여전히 언어가 인간의 정신을 실어나르는 가장 오래되고 정제된 수레임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