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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장 여행 일기 - 4년간 부부가 함께한, 짧고도 긴 여행이야기 ㅣ 하루 한장 여행 일기 1
이지은 지음 / 불휘미디어 / 2019년 4월
평점 :
편하고 익숙한 것들에서 벗어나는 것은 쉽지 않다.
혹여 새로 얻는 것이 많다고 해도 잡고 있는 것에대한 아쉬움과 미련에
손을 놓아버린 뒤에 다시 움켜 잡으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우선시 되지도 않는다.
미리 약속한 것도 아니고,
결혼이라는 큰 개인적이고도 사회적인 약속(!)을 한 뒤에
각자 계획했던 것들에서 툭툭 털어버리 듯이 멀어지고,
그 빈공간을 무려 4년이라는 세계여행으로 채워버린 부부가 궁금했고,
또 이런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는지 저자가 궁금했다.
말그대로 4년이고,
워낙 많은 곳을 돌아다니기에 양이 많아
하루의 가장 뜻깊은(?) 한 장면을 뽑아 단상을 적어나가는 방식은
개인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묘한 느낌과 함께 지극히 개인적인 감성까지 같이 느끼며 여행하는 듯하였다.
자유로이 쓸 수 있는 휴가는 커녕,
1년에 단지 추가로 쉴수 있는날이 다섯 손가락만으로도 꼽을 정도라...
영국만 1달가까이 둘러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냥 부러웠다.
'그래도 구석구석은 못 도네?'라며 궁시렁거리면서....
쉽지 않은 긴 여행을 집에 본진을 차리고 주변을 마실 다니듯 편안하게 둘러보는 것이
참 나와는 이질적이면서도
이러하지 못하는 나는 대신 다른 측면에서라도 뭔가를 얻으며 기록하고 남기기는 하는지
반문하며 깨닫기도 한다.
세계여행을 꿈꾸는 자라면 이책으로는 성에 안차고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깊은 속의 마음을, 짧게 하루 단상으로 남겼기에
같은 동선으로 여행하려해도 정보가 빈약하고
매우 많은 부분이 인간관계로 채워져있다.
조용히 다니고, 퐁경과 유적지나 감상하는 나로서는
이러한 여행이 부럽기도하지만,
한편으로는 좀 피곤할 듯하기도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매일매일이 불확실한 여정이라면 잘 즐기지도 못할 것 같은 ^^...
여행 일부에서는 양가 부모님도 모시면서(혹은 같이) 여행을 한다.
가족이 모두 여행 친화적이신지...^^
나도 최근 부모님이 수술을 마치신 뒤여서 더 건강 걱정도 되면서,
국내라도, 아니 집 근처 가까운 곳이라도
부모님 모시고 둘러둘러 편안하게 다니며 추억거리를 만들어드리고,
나역시 얻어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였다.
멀리 아니더라도
'하루 한장 여행 일기'를 근처에서도 나만의 일기를 적어볼 수 있지 않을까?
책 말미에 약간의 배신(!)감도 있다.
제목에 표시하지 않았지만 2,3,4..... 탄이 이어진다는...
하루 한페이지도 모으고모으면 이렇게 어마어하한 양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정보(!)이기도 하다.
언젠가 가 볼 해외여행에 몸풀기격으로
'하루 한장 일기'를 적어보는 습관을 들여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