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여행하며 새롭고 낯선 곳을 탐험하던 여행....
언젠가부터 '여행' 하면 해외여행이고,
맛집이고, 어떻게 다녀야 효율적으로 많이 돌아다니고 볼 수 있는지를 강조하고 있다.
조금씩 나이가 들어가면서(훌쩍...)
보는 것만이 다가 아니고 느끼는 것또한 매우 중요하며,
그 속에서 생각과 사유를 함으로서 기억에 (무척이나 개인적인) 각인이 되는 듯하다.
집에서 이른 아침 따스한 커피 한 잔을 내려
창을 통해 바라보는 바깥풍경만으로도 삶의 모든 것을 느낄 수 있을 듯한 경험도 한다.
'오사카에서 혼자 밥 먹기'라는 책은
여행 자체만을 효율적으로 즐기려는 독자를 위한 안내서처럼 씌여진 책은 아니지만,
저자가 오랜 여행에서 얻어진 관찰력과
음식에대한 은근한 설명으로,
'아 이렇게 음식을 볼 수도 있겠구나, 이런 장소에서는 이런 느낌을 느껴보겠구나'싶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설명이 맛깔나다.
여행책에서 보이는 여백없는 편집에서 벗어나
가독성 높고 수필집을 읽는 듯한 느낌도
고단한 여행객이 잠시 들러 요기를 채우는 듯한 여유를 느끼게 한다.
그렇다고 정보가 적지 않다.
줄서서 먹거나 여행객이 꼭 들려야하는 핫플레이스가 아닐뿐,
작고 아담하고 한 번 들렸다면 2~3시간은 죽치고 앉아서
시간을 보내며 상념에 잠기고 싶은 수십곳의 안내가 들어있다.
'장소에 대한 표현을 이렇게 할 수도 있구나'라는 끌림이 있는 표현들과,
단정한(!) 사진들이
책을 펴는 이곳에서 저자가 소개하는 그곳으로 매력적으로 안내되며,
단촐한 가게 주소와 open시간의 설명은
앞으로 당신이 직접 들려서 이 가게들에서 여행객으로서
오롯이 즐겨보며 정보을 모아보시라는 유혹처럼 느껴진다.
여기 나열된 모든 가게를 다 가보려해도
오사카를 수십번 가봐야 하겠지만,
그래도 시간을 내고 만들어
설사 내가 같은 곳을 여러번 방문하더라도 저자처럼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을런지...
여행의 내공은, 여행자의 지식은 조금 빼내서 흉내내볼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쉽게 얻어 흉내내볼수 없을 것이기에 그대로 못 느낄까 슬프다.
오사카 꼭 홀로 여행을 해봐야겠다고 다시 결심하며,
그날을 오롯하게 즐기고 느끼기위해,
지금 주변부터 독특한(!)시선으로 보고 느껴보는 연습을 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