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땅의 야수들 (리커버 특별판)
김주혜 지음, 박소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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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국내 출간 즉시 전 서점 베스트셀러를 석권하며 한국 독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한국계 미국인 김주혜 작가의 기념비적인 데뷔작이라고 한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제2의 파친코라는 소개말과 함께 있기에 파친코 작가의 차기작인 줄 알았더랬다. 하지만 그런 건 아니고 파친코의 작가와 비슷한 배경, 이민자 자녀인 작가가 낸 다른 작품이다. 그러한 배경 속에서 얼마나 치열한 사람을 살아왔을까. 그러한 것들이 이 이야기 속에 녹아있다.

파친코가 가족 간의 이야기를 담았다면 이 책은 혼란스러운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장대한 대서사시다.

'1917년 일제강점기 조선, 한겨울의 눈 덮인 깊은 산속에서 극한의 추위 속에 굶주림과 싸우며 짐승을 쫓던 사냥꾼이 호랑이에게 공격받고 있던 일본군 대위를 구한다. 이 사건으로 그들의 삶은 운명처럼 연결되고, 이 만남으로부터 반세기에 걸친 이야기가 펼쳐진다.'라니 어쩜 이렇게 한국과 어울리는 이야기가 있는지 싶었다.

그만큼 한국과 호랑이에 대한 이야기는 유서가 깊다. 왜 흔히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이라고 하기도 하니까.

이 책의 인물들은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지만 그들의 삶이 곧 우리의 역사이자 현실이었다.


일제강점기인 1917년부터 해방 이후 1965년까지 약 50년간 한반도를 배경으로 하는 것과 '작은 땅의 야수들'이라는 제목과 함께 투쟁이라는 것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

투쟁이라니. 한국인과 그 땅과 가장 잘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한국 오천 년의 역사는 바야흐로 투쟁의 역사였으므로. 끊임없는 전쟁과 침략과 싸움들. 한국에 사는, 한국에 대해 아는 이들이라면 그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 땅에 존재하기 위해 정말 많은 시간들을 투쟁 속에서 보냈다.

이 작은 땅 안에서 어쩜 그렇게도 많은 일들이 있었는지.

그런 의미에서 이 투쟁의 역사. 호랑이란 곧 우리들, 한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지금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매일매일이 투쟁의 연속이다.

빼앗고, 빼앗기고, 빼앗기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산다. 그러니 저마다의 투쟁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나의 투쟁은 어떠한 모습일까. 어떠한 형태로 끝맺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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