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파괴
김민수 지음 / 달꽃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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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에세이와 소설 그 어딘가에 멈추어서있다고 서두에 적혀있다.

일단 펼쳐 읽다 문득 넘긴 앞 장에서 이 이갸기가 에세이와 허구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허구일까. 어디까지가 에세이일까 생각했다.

아내인 서연을 잃고 함께 했던 쿠바에 대한 이야기가 마치 영화처럼 진행된다.

영화의 각본이나 시나리오보다는 독립영화 같은 느낌.

책 전반에서 나오는 쿠바는 낯선 나라다.

그래서 더욱 아주 낯선 기분으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쿠바라는 나라가 있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 읽은 쿠바에 대한 이야기는 꽤 낭만적이기도 하고 흥미롭기도 했다.

카리브에 자리잡은 아메리카 대륙 유일의 공산주의 국가

에스파냐어를 사용하는 세계에서 16번째로 큰 섬 나라

쿠바와 서연과 함게한 이야기들을 읽으며 에세이와 허구의 경계에서 지금 읽고 있는 부분은 허구일까에 대한 생각을 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시나리오 부분도 독특했다.

여러모로 새로운 느낌의 책이었다.

상실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다보니 가볍지 않은 마음으로 읽어나갔지만 중간중간 시시한 농담 같은 이야기들도 섞여있다.

츠네오와 조제가 헤어지지 않았다면 시시한 영화가 되었겠지만 시시한 영화처럼 사라자는 말이 와 닿았다.

큰 역경과 엄청난 모험도 없이 시시하게 살 수 있다면 좋을텐데.

흑백이던 사진은 마지막 단락에 이르러 모아둔 색을 뿜어내듯 화려한 색이었다.

마치 엽서 같은 사진이 다른 대사와 이야기 없이 여러 장 짧은 말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아주 새로운 책이었다.

에세이와 허구 사이에 있다는 점과 중간중간 시나리오 형식의 이야기들 흑백에서 색채로 변하는 사진까지.

모든 책은 저자의 개성이겠지만 이토록 듬뿍담긴 책은 오랜만에 읽어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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