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밤
임선우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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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임선우 작가의 소설집은 사실 처음이었다. 비교군이 없다는 게 어쩌면 리뷰 쓰기에는 더 적합한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평론이 아니므로.


작품은 전체적으로 좋았다. 일상의 균열과 그 틈으로 스며드는 묘한 불안, 그리고 그 안에서도 삶을 이어가려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낸 소설들이 특히 인상 깊었다.


그 중에서는 싱크홀이나 떼 지어 몰려오는 쥐처럼 현실의 균열을 떠올리게 하는 낯선 사건들이 등장하는데, 이상하게도 시선은 사건 자체보다 그 일을 겪는 사람들에게 향한다. 모두가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결국은 또 하루를 살아내는 모습이 꽤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감정을 과하게 밀어붙이지 않는 문체 역시도 좋았다. 심각한 상황에서도 툭 던지듯 스치는 농담이 있어서 이야기가 무겁게만 흐르지는 않았다. 덕분에 비현실적인 설정인데도 끝까지 현실 이야기처럼 읽힌다는 장점이 있었다.


읽고 나니 재난이나 환상 같이 특이함이 방점을 두기보다는 그 안의 인간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현실과 조금은 결을 달리 하는 이야기처럼 시작하지만, 결국은 지금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소설집이 아니었는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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