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웨이 -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선택의 비밀
롬 브래프먼 외 지음, 강유리 옮김 / 리더스북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Sway..(마음이 흔들리다, 동요하다)
왜 사람의 마음이 흔들리고 동요하는가?
인간이 동물과 다른점은 이성이 존재해 올바르거나 가치있는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어떠한 이유로 비이성적인 판단을 하게 되는지 많은 사례들로 이 책은 엮어져 있다.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얼마나 많은 비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또 그로인해 얼마나 많은 정신적, 신체적, 경제적 손실을 보았는지 다시한번 생각해보았다.
일례로 출산을 앞둔 임신 38주째 되는날, 산부인과를 찾아 정기검진을 받았다.
태아의 몸무게는 3.8kg 아가는 내려오지 않았고
40주가되어 예정일이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라면 수술을 위한 유도분만 날짜를 예약하라는 소견을 들었다.
아가는 4kg이 넘어 자연분만하기가 어려울 거란 예상도 가능했던터라
그 때 부터 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아가는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지 않았고
태아의 몸무게때문에 자연진통을 기다리지 않고 유도분만을 시도하는게 과연 옳은지말이다.
남편과 나는 수술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해보지 않았기때문에 자연분만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무조건 출산은 자연분만 해야한단 신념을 가지고 있었기에
태아가 너무 커서 수술을 해야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담당의의 권유대로 유도분만 날짜를 예약했다.
만약, 태아의 몸무게가 3kg 초,중반만 되었더라도 조금 늦은 자연진통을 기다렸을 것이다.
담당의 또한 유도분만 날짜를 예약할 때 그날을 수술날짜로 메모해두지 않았다면
아마 자연분만으로 아가를 출산했을 것이다.(수술직전 90%자궁문이 열렸으므로)
무조건 자연분만 할 것이란 생각에 (담당의는 무조건 수술한다는 생각에)
유도분만 날짜에 맞추어 병원을 방문해 약물을 투여한 후
3박4일을 금식으로 진통을 참았고 (음식물을 섭취하면 전신마취가 안되므로..의사의 처치에 따라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결국 담당의의 수술케이스라 단정지어버린 진단편향(사람, 사물, 생각에 대해 처음 품었던 의견을 바탕으로 그것을 규정지어버리는 성향)
으로 인해 난 갖은 고생 다하고 끝내 수술대 위로 올려졌다.
(물론 자연분만 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제왕절개 수술이 무조건 나쁘다는건 아니다)
산부인과를 찾았을 때 (유도분만을 위해)부터 난 담당의에 의해 수술케이스라 단정지어졌고
벌써 수술준비를 마친터라(수술실과 분만실에 그렇게 오더를 내린 후 였다)
그로 인해 아무리 진통을 참으며 90% 자궁문이 열리더라도
수술을 해야했던 것이다.(환자 동의 없이, 양수를 미리 터트렸기때문에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꽤나 큰 병원이었기 때문에 (지인소개로 부원장 내진까지 받을 수 있었다)
두명의 의사와 수간호사, 책임간호사 등의 내진으로 자연분만이 충분하단 얘길 들은후라
더욱 포기할 수 없어 실신해가며 참았던 진통...
담당의는 자연분만에 대한 생각을 져버렸기때문에 타인의 말은 전혀 듣지 않았고
퇴근 후에도 밤새 진통하는 걸 전화로 모니터링하며 혹여 내가 자연분만할까 노심초사 했었다.
그러다 출근하면 자연분만을 하지 못하도록 심지어 진통억제제를 투여하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하였다.
실제 출산 후 아가의 몸무게는 3.1kg밖에 되지 않았다....
그토록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게 만든 정신적 원인은 무엇을까?
출산후 8개월에 접어들면서도 몰랐던 이유를 이제서야 찾게 되었다. 이유는 바로,
진단편향(사람, 사물, 생각에 대해 처음 품었던 의견을 바탕으로 그것을 규정지어버리는 성향)이었던 것이다.
담당의는 병원에서 9년의 경력을 쌓으며 꽤나 인지도 있는 의사였고 그 병원에서
어려운 수술도 여러차례 성공해서 병원장에게도 신뢰를 받고 있었기때문에
더욱 본인이 내린 진단을 번복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여기에서 보면 손실을 기피하는 심리적 원인도 작용한다.
만약 100%수술케이스라 진단한 후 자연분만하게 될 경우 9년간 쌓아온 경력에 흠이 될 것이 분명하며
앞으로 담당의를 찾게되는 환자가 줄어들 것을 염려했던 것이다.
스웨이(Sway)가 좀더 일찍 출간되어서 담당의가 읽었더라면
이런 비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누구나 비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지만 책에서 소개된 에이미의 사망사건 또한 위 사례와 유사한 경우이다.
에이미 엄마를 아이에게 과잉반응하는 "상용고객"으로 진단하지만 않았더라도 에이미는 살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비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원인을 밝혀
대부분의 사람이 스스로 이성적이라 생각하지만 자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쉽게 비이성적이 행동에 끌릴 수 있는 것을
보다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책, Sway...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큰 비이성적인 판단에 의한 희생양이 된 점은
평생 씻지 못할 상처이지만
앞으로 살아가야할 날이 많기에 육아를 하면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기타 여러 상황에서든
비이성적인 판단을 줄여 보다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