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나도 겨울 바다에서 눈을 맞으며 내 키보다 더 큰 파도에 올라서보고 싶어. 그리고 그런 나를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어. 나 잘 지내고 있다고, 안심하라고.‘
지우는 지금 자신이 상상하는 바다와 그날 엄마가 실제로 마주한 바다는 얼마나 같고 또 다를지 가늠했다. 그러곤 자신에게 태블릿 피시를 건네며 희미하게 웃던 엄마 얼굴을 떠올렸다. ‘내게 죽음이라는 가장 큰 거짓말을 남기고 떠난 엄마, 나를 위한다면서 바다 쪽으로 한 걸음 또 한 걸음 삶의 방향을 튼, 용서할 수 없는 엄마‘를.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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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있어서 사랑은 한껏 달아올라 제어할 수 없이 사로잡혔다가 비로소 대상에서 벗어났을 때 가장 추악하게 변질되어버리고야 마는 찰나의 상태에 불과했다. 그 불편한 진실을 나는 중환자실과 병실을 오가며 깨달았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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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사람에 익숙하지 않지?"
그 애의 목소리도 지나치게 가까웠다.
"사람 대하는 거 싫고, 불편하고. 그러니까 파드되가 유난히 어려운 거
"아니야. 그런 거. 나 군무는 괜찮아."
"군무도 못 하겠다고 하면 무용 때려치워야지. 애초에 발레는 혼자 추는 춤이 아니잖아. 그리고 군무는 여럿이 함께 추는 거니까 동작만 정확하게 맞추면 되고, 파드되는 상대의 상황도, 감정도, 생각도 이해하면서춰야 하니까 너한테 더 불편하고 어려운 거야. 상대까지 생각하면서 춤을 출 여유가 너한텐 없어."
신랄한 말이었고, 배려가 없는 표현이었다. 지금 이게 진짜 강유리구나. 내 표정이 험악해진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눈을 수건으로 동여매고있는데도, 그게 보였는지 강유리가 하하, 웃었다.
"너 다른 사람이랑 얽히는 거 무서워하잖아."
"아니야!" -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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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역시 파트너 바꿔 보자."
그 말을 듣는 순간부터 내 감정은 분명했다. 그러기 싫었다. 그 ‘싫다‘는 명확한 의식이 당황스러웠다. 최재호와 파트너를 하기 싫다가 아니라, 강유리를 빼앗기고 싶지 않은 마음. 도대체 이게 무슨 욕심이란 말인가. 발레를 배우겠다고 결심했던 이후로 이런 욕심을 부려 본 적이 없다. 나는 그냥 춤을 추는 것 그 자체면 되는 사람이었다.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발레리나라는 사실이 그렇게까지 충격적이지 않은 까닭은 내가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토록 명확하게 강유리랑 파드되를 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는 것일까.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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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지젤>은 춤을 좋아하는 시골 아가씨 지젤과 시골 청년으로 가장한 귀족 알브레히트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이다. 지젤과 알브레히트는 사랑에 빠지지만, 지젤을 짝사랑하던 마을의 청년 힐라리옹이 알브레히트의 진짜 신분을 폭로한다. 그때 마침, 사냥을 하러 나온 공주가지젤의 마을에 도착하고, 그 공주가 바로 귀족 알브레히트의 약혼녀임이알려진다. 지젤은 그로 인한 충격으로 미친 듯이 춤을 추다가 심장마비로 죽는다. 작품에 따라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결말로 전개되기도 한다. - P95

여기까지가 1막의 이야기이고, 우리가 파드되를 출 2막의 내용은 이렇다.
마을 근처에는 숲이 하나 있다. 그 숲에는 윌리라는 귀신들이 나타나는데, 윌리들은 모두 생전에 춤을 좋아하던 아가씨들이었다. 윌리들은숲에 발을 들인 남자를 유혹하여 죽을 때까지 춤을 추게 만든다. 죽은지젤의 영혼 역시 숲의 윌리가 되고 만다. 지젤을 짝사랑하던 힐라리옹은 지젤의 무덤을 찾아왔다가 윌리들에게 홀려 죽게 되고, 지젤의 무덤에 사죄하러 온 알브레히트도 이 윌리들과 마주치게 된다. 윌리가 된 지젤은 윌리들의 여왕인 마르타의 명령에 따라 알브레히트를 유혹해서 죽여야 하는 처지가 된다. 지젤은 마르타에게 선처를 부탁하지만 마르타는받아들이지 않는다. 영혼이 된 지젤과 춤을 추던 알브레히트는 점점 지쳐 간다. 그러나 알브레히트를 보호하고자 하는 지젤의 사랑의 힘 때문에 마르타의 마법은 끝내 그를 해치지 못한다. 마침내 새벽이 밝아 오고지젤은 무덤으로 사라진다. 알브레히트는 지젤을 붙들려고 하지만 지젤은 곧 사라져 버리고 그는 목숨은 구했으나 깊은 고독 속에서 절망한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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