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꽃 한 송이 - 매일 꽃을 보는 기쁨 날마다 시리즈
미란다 자낫카 지음, 박원순 옮김 / 김영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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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미란다 자낫카는 영국 코톨드미술학교에서 미술사학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영국 큐 왕립식물원(큐 가든)The Royal Botanic Garden, Kew에서 5년 동안 식물 원예가로 일했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처음 받아 펼쳤을 때의 감상은 ‘아 예쁘다.’였다. 보는 맛이 있도록 감각적으로 잘 구성되었다. 인간의 삶과 떼어낼 수 없는 꽃이기에 미술 작품, 영화 포스터, 음식, 조각상, 드레스 등의 다양한 사진이 실려 있다. 단순히 꽃의 명칭과 생김새, 품종 등을 나열하는 딱딱한 사전식 설명이 아니라 각 꽃과 연관된 이야기나 일화 혹은 특성 등을 엮어냈다.




<날마다 꽃 한 송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페이지마다 날짜가 적혀 있는데, 계절의 흐름을 고려하여 큐레이션 했기에 각 월에 만개하는 꽃들이 소개되어 있다. 일력처럼, 매일 어떤 꽃이 나올지 기대하는 맛도 있겠다. 소중한 사람들의 생일 날짜에는 어떤 꽃이 수록되어 있는지 찾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날마다 꽃을 보며 즐거움과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다. 날마다 새로운 꽃을 보는 일은 매일 새로운 영감을 얻는 일이다. 생각보다 쉽게 얻을 수 있는 이 경험을 놓치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은 가장 자연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미소로 빛난다. 벌들이 꽃에서 꽃가루와 꿀을 얻듯 사람들도 꽃에서 마음의 양식과 달콤한 감정들을 얻기 때문일 것이다.

옮긴이의 말 / p.379.


벌써 5월, 학기 절반이 지나갔다. 슬슬 지칠 때가 되었는지 툭하면 흐린 눈이 되기 일쑤다. 그런 하루 중에도 나를 즐겁게 하는 건 곳곳에 보이는 꽃들이다. 꽃을 볼 때면 발걸음을 쉽게 멈춘다. 예쁨을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갤러리에 꽃 사진이 가득하다. 최근 비가 이상하게 오고 할 일은 산더미에 공부하는 내용도 이해되지 않아 답답하던 날, 학교에 피어 있는 수선화를 보고 곧바로 웃음을 되찾았다.


10년 만에 <어바웃 타임>을 다시 봤다. 사랑스러운 장면이 너무 많은 영화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버지의 조언을 따라 두 번씩 하루를 살아보는 장면이었다. 처음엔 바삐 점심거리를 주문하고, 재판에 늦을까 허겁지겁 뛰고, 상사에게 꾸중을 듣고, 승소에 겨우 긴장을 풀고, 지친 퇴근길 속 옆 사람의 이어폰 속 흘러나오는 시끄러운 노랫소리에 얼굴을 찌푸리는 힘겨운 날이었다. 그 하루를 다시 살았을 때, 이전과 달리 곳곳에 숨겨진 여유와 행복을 발견하고 누리는 주인공을 본다. 종업원에게 눈을 맞추며 고맙다고 인사를 건네고, 뛰어가는 중 지하철역이 아름답다며 감탄하고, 상사의 꾸중을 듣는 중에 동료에게 장난을 치며, 퇴근길 지하철에서는 노랫소리에 맞추어 리듬을 탄다. 자기 전 아내의 ‘그래서 그다지 나쁘지 않은 하루였네?’라는 말에 ‘그래, 사실 좋은 편에 속하지.’라고 대답한다.

영화 속 대사처럼 ‘긴장과 걱정 때문에 볼 수 없었던 세상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며’ 살고 싶다. 이 책에 손 뻗는 순간마다 다시 아름다움의 감각을 회복할 수 있을 것 같다. 내 하루를 순식간에 아름답게 만드는 통로가 되어줄 책이다. 매일을 소중히 여기며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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