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이유 - 자연과의 우정, 희망 그리고 깨달음의 여정
제인 구달 지음, 박순영 옮김 / 김영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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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구달은 『희망의 이유』를 통해 자신의 삶을 쭉 들려준다. 제인에 대해 내가 아는 건 침팬지 연구자, 침팬지를 사랑하는 사람 정도가 전부였기에 그녀가 시 짓기를 즐긴다는 사실이 새로웠다. (책 곳곳에 제인의 창작시가 실려 있기도 하다.) 어린 시절 제2차 세계대전을 겪었던 기억이 삶에 깊은 흔적으로 남았다는 사실 또한 새삼스럽지만 처음 알았다. 주변 어른들의 삶을 역사적 사건과 좀처럼 연결하지 못하는 나의 부족한 상상력 탓이다. 아무튼 우연적이기도, 필연적이기도 한 크고 작은 사건들이 제인을 이루었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아프리카로 갈 수 있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영원히 바뀌었다. p.71.(준비)

 그때 반짝이는 별 아래 드리워진 기름호두야자의 잎 사이로 부드럽게 살랑이는 바람 소리를 들으면서, 내가 이 새로운 숲의 세계에 속하게 될 것이라고, 여기가 바로 내가 있기로 예정된 곳이라고 느꼈다. p.104. (곰베에서)

 시카고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나는 《곰베의 침팬지들》 2권을 계획하고 있던 연구자에 불과했다. 그러나 시카고를 떠날 때에는 이미 침팬지 보호와 교육 활동에 전념하리라 결심하게 되었다. 책 2권을 쓰는 것은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p.291.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

올해로 만 24세, 제인이 첫 아프리카행 경비를 모으던 때의 나이와 비슷하다. 아프리카에서 그녀의 인생은 영원히 바뀌었다. 그때부터 제인은 환경보호와 평화를 지키는 일에 헌신했다.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내게도 분명 찾아올 텐데, 아직은 그 순간을 만나기 위한 준비 단계에 있다고 본다. ‘나의 인생이 영원히 바뀔 곳’이자 ‘내가 있기로 예정된 곳’이 어디가 될지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도 그녀와 비슷하게 하나님의 인도하심, 수많은 사람들의 격려와 도움, 자연으로부터 얻는 기쁨, 그리고 내적인 힘을 동력 삼아 나아가고 있으니 그리 멀지 않은 때에 이런 순간이 찾아올 것이라 믿는다.

■ 이제 책이 완성되었고, 사진 선정도 끝났고, 제목도 정해졌다. 하지만 여정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다. p.391.

인생을 뒤흔들어놓은 경험은 없어도 제인과 지향점은 같다. 세상은 반드시 더 나은 모습이 되어야 한다. 물론 낙담시키는 일이 너무나 많다. 팬데믹, 끔찍한 인명사고, 자연 파괴와 같은 커다란 사건은 물론이고 당장 부족한 나 자신 때문에도 마음이 주저앉는다. 그러나 제인은 전쟁, 남편과의 사별, 동물학대현장 목격, 911 테러 등의 여러 사건을 겪고도 무너지지 않았다. 그녀는 우리가 여전히 희망을 찾을 수 있음을 반복해서 말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책이 출간된 지 24년이 지났음에도 침팬지를 향한 열정과 세상에 대한 사랑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을 그녀로부터 격려를 받는다. 책에 직접 인용된 구절은 아니지만, ‘선을 행하다가 낙심치 말라(살후 3:13)’, ‘강하고 담대하라 (수1:9)’는 성경 문구가 마음 속을 맴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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