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받아쓰기를 받았다. 많이  틀렸다. 20점이다.  

너무 황당했다.  시험지를 보는 엄마의 얼굴이 싸늘해 지더니 

이내 화를 내기 시작했다.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나는 간 떨어 지는 줄 알았다. 아무튼 깜짝 놀랐다. 

옆에 있는 내가 다 무서울 정도였으니 동생은 오죽 했을까. 

엄마는 다시 시험볼 거라면서  공책에  베껴쓰게 했다. 

검사하더니 베껴쓴 것이 틀린 모양이다. 이제는 베껴쓰는 것도 못하느냐면서 

제대로 할 때까지 계속하라고 했다.  

그러기를 몇 번 거듭한 끝에 겨우 백점을  맞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엄마는 그래도 성에 차지 않은 지 다음에 시험 볼 내용까지 했다. 

아이쿠, 불쌍한 것.   

그런데 저렇게 화가 나셨으니 그 화가 여기까지 번져 별일 아닌데 나까지  

혼날까 봐 무서웠다. 좀 잘 좀 하지. 

까딱 잘못하다간 죄 없는 나까지 혼나겠다. 

그러면 안되지. 암, 안되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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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飛 翔 

                               

                                     김 현 정  

 

딱히 기대한 건 아니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참담한 나머니 그만 쪼그라 들고 만다 

 

누군가의 지나가는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뭔가는 있겠지. 

잠시 희망을 품었던 나의 어리석음을 안고  

아무도 모르게 땅 속으로 꺼지고 싶었다.  

 

일부러 반항부터 하고 보자는 애처럼 

한동안 내 마음과 반대로 반대로 

한없이 흘려 보냈다. 

 

우연찮게 분갈이 한 화분에서  

잡초인지 뭔지 태생을 알 수 없는  

식물이 흙을 뚫고 솟아 오르는 것을  

목격한 순간. 

 

 마음 한 구석이 심하게 꿈틀댄다. 

꿈을 향해 비상하는 새처럼.  

한껏 부풀어 오르는 기분 

이대로 날아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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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부리 할아버지 옛날옛적에 7
송언 지음, 이형진 그림 / 국민서관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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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부리 영감이라 하지 않고 "혹부리 할아버지" 라고 해서 더 정감있고 예의 바른 것 같아 좋다. 

기존의 전집 혹부리할아버지(혹은 혹부리 영감)에 비해, 단행본이라 그런지 구성이 알차다. 

또한 혹떼려다 혹 붙인 욕심쟁이 할아버지의 코까지 길어진 부분은 아이가 손으로 가리키면서 

킥킥대며 웃었다.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되어 더욱 재밌는 이야기가 되었다. 

그 옛날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 오는 우리네 할머니들 이야기처럼.

혹부리 할아버지 소리 부분을 초등학생 글씨체같이 처리해서 

우리 아이들이 읽을 때 친숙하게 받아 들이겠다. 

글이 생동감있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도깨비들의 울고 웃는 그 소리판으로 빠져들어 

신명나게 놀아 보고 싶게 하는 묘한 매력이 이 책에는 있다. 

아아~ 나도 집안일 잠시 잊고 도깨비놀음에 빠져 보고 싶당~  

특히, 이 책의 "노래 ->소리"로 바뀐 점은 글을 더욱 맛깔나고 구성지게 했다. 

요즘 아이들은 동요도 잘 안 부른다. 뭔 소리도 모른 채 죄다 가요만 흥얼흥얼한다. 

큰 소리꾼 박동진의 "우리것은 소중한 것이여!"가 떠오른다. 

이런 책 많이 많이 나와서 우리 것의 명맥이 이어져 갔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 본다. 

혹부리 할아버지 소리 부분은 CD로 제작되었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소리꾼의 목소리로. 그게 어려우면 작가가 직접하는 것도 괜찮다. 

읽어 줄 때 엄마의 한계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의욕은 넘치는데, 쑥쓰러워 잘 안 된다. 

이런 책 소장가치 있지 않나요?  

아마 안 사고는 못베길 걸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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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꿀 아줌마, 뭘 찾아요? 꿀밤나무 그림책 16
사토시 이타야 지음, 양진희 옮김 / 은나팔(현암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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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생쥐 아르노가 동생의 소중한 보물을 찾기 위해 파고파고 두더지 아저씨, 매애매애 염소 할아버지, 꿀꿀꿀 돼지 아줌마와  함께 찾아나선다.

그런데 보물은 뜻밖에 꿀꿀꿀 돼지 아줌마가 주운 인형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누가 뭔가를 잃어버렸다고 하면 진정으로 같이 찾아주는 일이 어느덧 귀찮은 일이 되어버린 요즘... 바쁜 일을 제쳐 두고 친구의 물건을 찾는 과정에서 친구를 돕는 따뜻한 마음을 배울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는 보물이라고 하면 보석이나 돈같은 값비싼 물건을 떠올리는데 사실은 자기가 아끼고 사랑하는 것 모두가 보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책이다.

그리고 친구들의 이름이 동물의 특징에 맞게  의성어, 의태어를 곁들인 점은 재미와 더불어 아이들에게 풍부한 어휘력 줄 수 있어서 좋은 책인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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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1반 구덕천
허은순 지음, 곽정우 그림 / 현암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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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은 후 한동안 책을 덮을 수 없었다.  

머릿 속이 먹먹하고, 안타깝고, 가슴 아파서이다.

요즈음 우리 아이들을 보면 안쓰럽다.

무얼 위해 살아야 하는 지, 왜 살아야 하는 지 뚜렷한 목표도 이유도 모른채  


학원(부모가 원하는 일)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폭력적이 되든지,아님 달팽이처럼 움츠려 들든지 아이들의 순수성이

점점 빛을 잃어 가고 있는 듯하다. 

대부분 그 아이들의 어린시절은 부모로부터 사랑받고-가난하든, 부유하든

- 애지중지 자라지 않았던가!

왕따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부모된 나 역시 유년시절 왕따 당하고, 왕따 시킨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 중에 폭력성을 띄는 경우가 유난히 많은 것은 스트레스를 적절히

풀 여유나 공간이 없어서 이지 않을까?

겉으로 멀쩡해 보이지만 건드리면 터질 것같이 위험천만하다.

현실에서 왕따 문제에 대한 대안은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방법이 아예 없단 말인가?

난 이 책 <6학년 1반 구덕천>에서 그 해답을 찾고 싶다.

이 책은 학부모, 학생, 선생님 각자에게 집단 따돌림을 어떻게 풀어 가야 

옳은 지를 인간 본성에서 부터 끌어 올려 말해 주고 있다.   

언제나 정답은 각자의 깨달음 속에 있듯이 문학 작품을 통해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야 말로 이 시점에서 꼭 필요하지 않을까? 

이 책은 세 편의 이야기가 하나의 사건을 놓고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독특한 구성을 갖고 있다. 

구덕천의 죽음 이후 남겨진 구덕희, 강주명의 삶을 통해  작가의 말처럼 무심코 뱉었던

말이나 행동, 무시하는 눈빛들이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그로 인해  


비극적인 결말을 가져 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느끼게 해 준다.

집단 따돌림의 가해자가 피해자로 바뀌는 현실 앞에서 어느 누구도 집단 따돌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 또한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구덕천, 구덕희와 같이 소외되고 무시 당하는 아이들이 늘 있기 마련이다.

이 책을 빌어서 말로는 위하는 척하고 행동으로 보여 주지 못했음을 가슴 깊이 반성한다.
 
              덕천아, 지켜 주지 못해 미안하다! 

이 책은 초등 고학년부터 부모님, 선생님들에 이르기까지 많이 많이 읽어서

우리의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학교 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그 들의 마음을

사랑으로 어루만져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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