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2.5세 '노란구미'의 한국.일본 이야기
정구미 지음 / 안그라픽스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일본에서 유학하던 시절.
그러고 보니 벌써 10년 전의 이야기가 되어버렸네...

마음은 늘 도쿄의 거리를 거닐고,
아르바이트를 하고, 국제기숙사에서 파티를 하고,
아무도 없는 칠흙처럼 어두운 학교 운동장을 달리던 나와
만날 것만 같은데...

쏜 살처럼 지나는 세월에
일본에서 느꼈던 이문화에 대한 감각도 가물거리는 것 같다.

처음 일본에 갔던건 군제대하고이니
1997년 여름이였다. 막노동을 한 달 가까이 해서 비행기표를 구해 건넜던 최초의 일본...



두번째가 어학연수를 하기 위해서 였으니 1998년 이였을 게다.
막 군을 제대한 거칠 것 하나 없는 젊음의 에너지로 전세계를 호령이라도 할 듯하던
팔팔한 20대 초반의 겁없고 아는 것 하나 없었던 무식한 청년.

무식하면 용감해진다???

일본어학교에서 처음으로 만난
조선족 아이들. 중국어는 기본에 한국어. 그리고, 일본어까지...
그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면서 처음으로 현대사에 얼룩진 아픈 우리의 역사에대해
되돌아 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멀고도 가까웠던 일본과
그 일본에서 만난 조선족 동포 친구들.

아무리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문화를 완전히 이해하고 동화되는데는
내게는 적어도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던 듯 하다.

처음으론 본 까마귀, 담배피우며 아이를 자전거 뒤에 태우고 지나가는 아줌마,
얼굴을 새까맣게 화장한 일본 고등학교 여학생들, 완전히 짧은 치마,
치마 저고리를 입고 학교에 다니는 재일동포 아이들...

일본의 다름에 대해서 그 이유를 찾아낼 수 없었던 내게
나름의 해결책과 그 궁금증을 해결해 준 잘 읽히면서도 즐거운 책이다.

나는 2년이라는 짧지않은 시간동안의 일본유학생활에 대해서
아무런 창조적인 작품을 남기지 못했는데,
훌륭한 만화책으로 엮은 지은이의 노력과 솜씨가 대단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벌레들 조선을 만들다
강명관 지음 / 푸른역사 / 200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제목이 독특해서 무작정 구입한 책.

작년부터 책을 좀 읽고 있다고 했는데,
이런이런
조선시대를 만들었던
상류 지배층들의 독서량은 상상을 초월한다.

세종대왕과 다산선생이 엄청난 독서광이였다는 것도 흥미롭다.


대체 나는 조선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지은이인 강명관교수의 말처럼 조선의 지배계층을 성리학이라는 관점. 독서라는 관점에서 한눈에 확 들어올 정도로 정리된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조선에서 성리학이 차지하고 있었던 위치와 학문에 대한 열정. 당시 서양학문을 어떻게 받아 들이고 있었는가 하는 것들에 대해서 미력하나마 지식이 생겼다고나 할까?

만만치 않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시간순서대로 조선시대의 인물들에 대한 독서편력을 다양한 사료 및 문헌을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서 지루하다는 느낌도 없고, 덤으로 조선시대의 시대흐름에 대한 안목도 생기게 되니 이또한 큰 즐거움이 아닐 수 없었다.

책을 읽고나서,
나도 조선후기의 지배층들처럼 나만의 개인 도서관을 구비하고,
사후에는 사회에 기증하는 꿈을 꾸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두 - 2006 제6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구효서 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대학에 막 들어갔을 때인가?
고등학생때 인가?

절친하게 지내는 친구녀석 집에 놀러갔더니
별로 본 적이 없는 아주 두꺼운 소설책이 책장에 있었다.

경쟁의식? 호기심?

이상문학상작품집으로 기억하는데,
빌려본다고서 가져와놓고, 신주단지모시듯이 고이 돌려주지도 않고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다.

그 때이후로 문학상작품집은 아마도 처음인듯 싶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과자가 귀했던 시절.
종합선물세트는 명절에나 맛볼 수 있는 아주 귀하고, 환호성을 질러대기에 충분한 최고의 선물이였던 적이 있다. 지금이야 대형마트 등에 과자가 산처럼 쌓여있지만 서두...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은 짧은 단편소설 10개가 모여있는데다가,
작가들의 개성도 전부 다르고, 작품의 내용은 물론 등장인물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까지도 모든 것들이 색다르고 독특해서 가히 어렸을 적 일년에 한두번 맛보던 선물세트를 받아들고 열어보았을 때의 기쁜 환호성을 질러대기에 충분한 책이였다.

수상한 구효서님의 "명두"도 남달랐지만,
정미경님의 "내 아들의 연인"이라는 작품은 아들이 여자친구와 사귀고 헤어지는 과정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심리묘사도 자세한데다가, 평소에 잘 접하기 힘든 상류층 사람들의 생활 모습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 수 있어서 관심있게 본 작품이다.

소설이니까 전부 사실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어차피 가공되어진 과자라는 선물세트처럼, 과일종합선물세트가 아닌 이상에야
다양한 단편소설들 안에서 특별히 관심이 가는 작품들을 만났다는 것도 보물찾기처럼 신나는 일인데다가, 소설이라는게 읽는 것만으로도 현실의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묘한 힘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는 것이다.

인간이 하는 다양한 창작행위들 가운데,
글을 쓰는 것이 재료비면에서는 제일 저렴한 창작행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요리를 하는 것도, 옷을 만드는 것도, 집을 짓는 것도, 음악이나, 영화를 만드는 것도
그 어떤 것도 글을 쓰는 것만큼 저렴한 비용을 들이지는 못하니까. 맛깔스럽게 글을 만드는 기술을 익히는 것. 즐거움을 넘어서 남다른 기술임에 틀림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창조의 비밀 - 소망실현을 위한 22가지 실천 기법
에스더 & 제리 힉스 지음, 박행국 옮김 / 나비랑북스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행복창조의 비밀...

참으로 좋은 단어들의 조합이 아닐 수가 없다.
행복.
창조.
비밀.

세간의 화제라고 할 수 있는
"시크릿"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서 같은 책이다.

요리비법강좌같은 거라고나 할까?

다만, 만들어 내는 것이 요리가 아니라,
행복이라는 것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여러가지 구체적인 방법들이야 직접 책을 읽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이라서... 무어라 말할 수 가 없지만, 그 구체적인 방법의 첫번째가 미친듯이 감사하기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는 것 같다.

또, 마음에 남아 있는 내용이라면,

행복이라거나, 경제적으로 부유해지는 거라거나, 좋은 사람과 만나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모든 것들이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단지 허용하고 받아들이는 거라는 점은 신선하다.

우리는 본래 완벽하고,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에 아무런 저항을 하지 않고 순수하게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고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정말 간단하고도 기쁜 일이지 않을 수 없다.

아무런 저항감없이 순수하게 기뻐하면서 받아들일 것.

그러면, 경제적인 여유도, 행복한 결혼생활도, 건강도 그 모두가 나에게 흐르게 된 다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부의 기술 - 전략적인 찬사, 아부에 대한 모든 것
리처드 스텐걸 지음, 임정근 옮김 / 참솔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여기나오는 사진속의 모든 사람들이 아부에 타고난 사람들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아부라???

이도 운전이라든가, PC사용법, 활을 쏘거나 총을 쏘는 것처럼 기술이고, 이도 익혀야 하는 것이라?

사실 머리가 뛰어난 사람들은
굳이 배우지 않더라도 나름대로 헤아려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어가면서 이기는 하지만, 나는 소위말하는 천재들처럼 머리가 아주 뛰어난 것같지는 않다.

이 책은 아부에 대한 구체적인 익힘.
그러니까 요리책같은 요리를 잘하는 법처럼
그러한 과정과 서술의 아부를 잘하는 비법이 소개된 책은 결코 아니다.

아부에 대한 역사적인 고찰부터, 정치, 사회, 연애, 동물사회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폭넓은 곳곳에서 아부가 발생하고 있으며, 소위말하는 주제. 작가가 주장하고자하는 말인

"아부는 아주 당연한 것이고, 그 아부를 아주 자연스럽게 그리고 멋스럽고 당당하고 품위있게 사용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 사회를 밝고 아름답고 인간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아부는 인간이 동물이 아닌 인간이라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반증이다. 고로 아부를 잘해서 보다 인간다워지자."라는 듣기에 따라서는 다소 황당할 수 있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다양한 사료와 인물들을 통한 논문에 가깝다.

이 책은 정말 읽기가 쉽지 않았다.
보통 1주일이면 1권의 책을 읽어내는 내가 3주 정도 걸린듯 하다.

저자는 느끼는대로 솔직하게 말하는 것은 아주 멍청한 짓이라고 한다. 느끼는대로 말하지 않고 찬사를 보내고, 아부하는 것 그것이 인간적이라는 말이다.

과연 그럴까?

뜻하지 않는 곳에서 해답을 얻었다.

서울에서 친구가 찾아와 혼자였다면 걷지 않았을
아주대 벚꽃길을 친구와 함께 걸었다.

시민들을 위한 배려인지 학교 홍보인지 알 수 없지만,
각각의 벚나무에 임시조명까지 설치해서 한껏 벚꽃의 모습을 아름답게 해놓고 있었다.

사진도 찍고, 산책도 하고,
부쩍 늘어난 사람들의 즐거워하는 모습에 나도 동참한다.

그런데, 왠걸 다음날은 다시 찾은 아주대 벚꽃길은
그 날은 조명을 비추지 않는 날이였는데.
그 전날의 느낌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너무 있는 그대로라고나 할까?

벚나무는 같은 벚나무인데,
조명하나에 이렇게 그 아름다움이 달라져버리다니...

아부란, 찬사란.
이런 조명과 같은 것이 아닐까?

조명으로 인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거워할 수 있다면.
다소 전기값은 들겠지만, 조명을 켜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