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에 처음 갔을 때, 유난히 약국과 은행이 많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민박집 주인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바르셀로나에 많은 것 세 가지가 약국과 은행과 술집인데 "은행에서 돈을 찾아서 저녁에 술을 마시고 술병이 나면 다음 날 약을 사 먹는 코스"라는 농담을 들려주셨던 기억이 난다. 요즘의 바르셀로나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런 루틴이 성립된다는 것은 생활의 중심에 함께 먹고 마시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아닌 게 아니라, 거기 사는 사람들은 식당에 가면 최소한 두 시간은 할애해 밥을 먹는 듯했다. 스페인은 아니지만, 베네치아에서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