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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동생은 호랑이 ㅣ 노는날 그림책 35
호아킨 캄프 지음, 이현아 옮김 / 노는날 / 2026년 3월
평점 :
요즘 둘째 찰떡이가 하극상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장난감 쟁탈전이 벌어지고, 기껏 만들어놓은 블럭을 무너뜨릴 때마다 오열의 현장이 펼쳐진다. 그러면서도 외출할 때 동생도 같이 가냐고 물어보는 꿀떡이.
전형적인 애증 관계다.
그런 찰나에 우리 집으로 찾아온 책 <내 동생은 호랑이>.
제목을 봤을 때는 동생이 호랑이처럼 으르렁대는 형제 갈등 이야기일까 싶었다. 그런데 표지 속 누나가 동생 머리 위에 올라타 있는 걸 보니, 그럼에도 누나 말은 잘 듣는 제압된 호랑이인가 하는 궁금증도 들었다.
제목을 읽어주자마자 꿀떡이가 한마디 했다.
"내 동생은 용인데?"
ㅋㅋㅋ 맞다, 우리집은 호랑이띠 형에 용띠 동생이다.

한국에서는 장난꾸러기 아이들을 원숭이로 비유하곤 하는데, 호아킨 캄프 작가는 호랑이로 비유했다. 그 선택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호랑이 동생이 있는 것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첫째 테레사. 오히려 호랑이 동생을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관찰하는 게 더 재밌다는 듯이. 항상 웃는 얼굴로 나오는 누나 테레사의 말투에는 어린 동생에 대한 애정이 가득 묻어난다.
동생이 어디 갔을까, 하는 장면에서 누나는 간식 시간 전에만 들어오면 된다고 한다.
꿀떡이에게 왜 간식 시간 전에만 들어오면 되냐고 물었더니,
"같이 먹어야 하니까."
너도 간식 먹을 때 찰떡이 기다릴거야? 했더니,
"아니."
하면서 씩 웃는다. ㅋㅋㅋ
동생이 숨어있는 페이지에서는 소파 뒤를 재빠르게 짚어냈다.
어떻게 알았냐고 하자,
"나 다 알아! 소파 뒤에 숨어있는 거 다 봤어."
의기양양한 표정. 요즘 숨바꼭질과 숨은그림찾기에 빠져있더니 역시 잘 찾는다.
책 다 읽고 어땠어? 했더니 돌아온 대답이 놀라웠다.
"공룡이 누나를 잡아먹는 줄 알았어."
아이들의 눈에는 그렇게 보일 수 있구나 싶었다.
같은 장면을 보고도 전혀 다른 이야기를 읽고 있던 것이다.

마지막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공룡과 호랑이가 된 두 아이들과 함께 아무렇지 않게 식사를 하는 부모의 모습.
아이들의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그런 삶이 이상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부모의 일상.
서로를 인정하는 모습. 다둥이 집에서 보이는 소소한 행복이 아닐까 싶다.

둘 이상의 아이를 둔 모든 집에 권하고 싶은 책이다
#선물책 #도서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