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최강 문제아

우주 최강 문제아 - 푸른문학상 수상작가 동화집 ㅣ 미래의 고전 24
신지영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1년 2월

푸른문학상 작가들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정말 짧은 길이의 소설 안에 아이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 놓았구나 하고 감탄하는 것이다. 어떤 삶의 한 단면을 붙잡아 예리하게 아이들의 시선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동화 작품들의 매력이 또 역시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것 같다.

아이들은 마음을 나눌 만한 진짜 친구를 원하는데 어른들은 내 자식은 공부 잘하는 친구와, 집안이 좋은 친구와 같이 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슬쩍슬쩍 아이들의 친구 관계에 개입하게 된다.  때로는 표 안나게, 어떨 땐 너무 과도하게 개입하느라 문제가 표면으로 튀어나오기도 하지만 말이다. 모든 부모들의 마음 한 켠에는 아마도 이런 생각들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거기에서 오는 충돌의 결과를 <우주 최강 문제아>는 아이의 시선에서 잘 풀어내준다. [우주 최강 문제아]의 주인공 준우는 엄마가 단짝인 윤재와 사이를 갈라놓자 ‘우주 최강 문제아’가 되겠다고 선언한다. 아빠가 없다는 이유 만으로 준우에게 엄마는 윤재와 놀지 말라고 말하고, 이에 준우는 자기 식으로 반항한다. "엄마가 그랬다. 너랑 놀지 말라고 그랬어. 그런 애들은 아무리 아닌 척해도 어딘가에서 티가 나는 거야. 너 생각해서 그런 건데 나한텐 왜 그래!" "나는 뭐 얼마나 대단하다고 그런 말을 해. 매일 놀고 공부도 안 해서 반에서 제일 가는 문제아가 됐더니 내 짝 엄마도 나 같은 애랑 놀지 말라고 했대" "..어디서 남의 귀한 아들에게 그런 소리를 해" "왜? 엄마도 기분 나빠? 그럼 엄마한테 그런 소리 들었을 윤재랑 윤재 엄마 기분도 생각해봐." 
준우와 엄마가 나누는 대화를 읽다보면 괜시리 나도 짠하고 미안하다. 그리고 생각한다. 나도 아이들을 보면서 내 자식처럼, 내 귀한 아이처럼 보는 것일까? 아니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일까 하고 말이다.

[탁니콜라스, 소설을 쓰다]는 아이들에게 놀림당하기 싫어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책으로 했던 거짓말이 점점 크게 불어나 어찌하질 못하는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니콜라스라는 특이한 이름 때문에 늘 놀림을 받는 니콜라스는 그 놀림을 차단하기 위해 새로 전학간 학교에서 허풍을 떨면서 점점 더 큰 거짓말을 하게 된다. 거짓 허울을 뒤집어쓰고서라도 친구들에게 놀림당하는 것을 피하고, 그럴듯한 모습으로 비춰지기를 바라는 아이의 심리를 잘 묘사한 작품이다. 
.
슈퍼맨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다 결국 슈퍼맨이 피자 배달을 하는 아빠라는 사실을 알게 된 아이의 고민과 방황, 그리고 해결을 담고 있는 [떴다, 슈퍼맨]을 보면서 아이들의 마음이 얼마나 상처받기 쉬운지, 그리고 또 얼마나 현명한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외 자전거와의 교감을 그린 [달려라, 나의 고물 자전거], 전래동화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의 속편이라 할 수 있는 [보리밥 잔치] 등 짤막짤막한 단편들이지만 귀한 웃음과 메시지가 숨겨져 있는 작품들을 읽으면서 아주 기분이 좋아졌다.

아동문학이 점점 풍성해져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