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의 일기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25
안네 프랑크 지음, 최지현 옮김 / 네버엔딩스토리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네의 일기]는 1947년에 네덜란드 어로 첫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약 67개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 소개되었으며 여러 편의 영화와 연극,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진 책 <성경> 다음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진 책이라 추측된다는 <안네의 일기>.
 아마도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은 이유는 가장 극한의 환경 속에서 예민한 시기인 사춘기를 통과하면서 그때 그때의 감정과 공포와 불안들을 가감없이 드러내준 책이기에 그렇지 않았을까? 

전쟁과 죽음의 두려움 속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의 꿈과 자유를 갈망했던 그 나이 또래 보통의 소녀 안네. 그래서 더욱 안타까움이 절절히 느껴지는 책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아직 철부지였던지라 안네가 처한 전쟁의 공포나 극한 상황을 생각하기보다는 안네가 이름붙이고 친구처럼 불렀던 일기장 키티의 존재에 대해서 더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 또한 안네처럼 일기장에 이름을 붙이고 모든 것을 거기에 쏟아부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제 성인이 되어서 다시 읽었던 <안네의 일기>는 또다른 울림으로 다가온다.  은신처 속에서 늘 힘들게 살면서도 감사의 제목을 찾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안네의 마음이..

"창밖을 보면서 자연의 심오함과 신의 존재를 실감했고 그 순간 너무도 행복했어. 이곳에서 이렇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한, 그리고 자연과 건강과 그 외 모든 것들이 주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한 누구나 행복을 다시 찾을 수 있을거야. 부는 영원히 잃어버릴 수 있어, 하지만 행복은 마음 속에서 사라졌다가도 언젠가는 다시 나타나.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말이야. 두려움 없이 하늘을 바라보며, 그리고 마음이 순수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우리는 행복을 찾을 수 있을거야." -p141

 꿈과 이상, 소중한 희망이 끔찍한 현실과 맞닥뜨렸을때 산산이 부서지고 마는 것, 그것이 지금의 어려움이야. 말도 안되고 불가능한 내 이상을 아직도 버리지 않고 계속 품고 있다는 게 정말 놀라워. 내가 그 이상을 아직도 마음에 품고 있는 건 사람들의 심성이 착하다는 믿음 때문이야. 혼란과 절망, 죽음으로 이루어진 토대 위에 내 희망을 쌓아 올리고 싶지 않아. 세상이 점점 더 미쳐 가고 있는게 보이고 우리를 죽일 것 같은 천둥소리가 다가오는 게 들려.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걸 느낄 수 있어. 하지만 하늘을 올려다보면 이 잔인함도 끝나고 평화와 고요가 찾아올 거라는 걸 알 수 있어. 모든 것들은 제자리로 돌아갈 테니까. 실현할 수 있을 때까지 난 내 이상을 버리지 않을 거야.  -p228

이제 안네의 일기는 끝이 난다. 희망과 이상을 버리지 않겠다는 꿈많던 안네는 은신처가 발각되면서 수용소로 끌려가고 거기서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안네의 일기는 가족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안네의 아빠가 지인으로부터 안네의 일기를 건네받고 작가의 꿈을 이루어지기 위해 출간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 작품이 발간된 이후 세계 전역의 사람들이  "전쟁"에 관해 많은 고찰을 하게 되었다고 하니 안네가 힘든 와중에서도 버리지 않았던 찬란한 이상이 결국은 꽃을 피우고야 만 거이다.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우리에게도, 그리고 아직도 도처에서 전쟁의 총성이 울리고 있는 이 시대에도 <안네의 일기>가 시사하는 바는 여전히 유효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