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계약 기간이 끝나갈 무렵 공공임대주택을 알아본 적이 있었다. 새로 지어진 건물들도 많았고 월세도 저렴했지만 대부분은 소득 수준에 적합하지 않았다. 국가의 지원을 받을만큼 가난하지 않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왠지 아까운 마음도 들었다. 간혹 조건이 맞는 곳도 있었지만 단지 안에서도 임대주택으로 배분된 동은 구석에 배치한다거나 가난한 동네라는 이미지를 견딜 수 있을까 의문이었다. 이렇게 고민해본 적이 있었기에 이 책의 내용이 궁금했다.책의 끝부분에 나오는 소셜믹스가 결국 해답이라는 생각이 든다. 계층이 분리되고, 어느 계층이 고립되지 않은 채 서로 섞일 수 있으려면 더 많은 정책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중산층 대상의 임대주택이 매력적인 선택지인 것 같다. 국가가 충분한 주거지를 제공하면 굳이 주택을 구입할 필요가 없고, 부동산이 과열될 우려도 줄어들 것이다.모두가 내 집 마련을 외치는 와중에 이런 책을 만나보게 되어 반갑다. 이 책을 읽는 어린이, 청소년 세대는 부동산 대신 더 많은 세계를 둘러볼 수 있게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