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을 위한 애도 수업
김현수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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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애도’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수년 간 여러 사회적 참사를 겪었지만 지난 해 일어났던 사건들은 다른 의미로, 다른 방식으로 아팠다. 나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것 같다. 무기력했고, 어디든 말하고 싶었고, 그러다 그냥 일을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가, 분노를 표현하고 동료들과 연대하다보니 조금씩 마음이 나아졌다.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땐 단순히 교사를 위로하는 에세이같은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히려 학교의 구성원이 누군가를 잃었을 때, 함께 애도하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었다. 특히 잘못된 애도의 말과 권하는 말의 목록을 보면서 반성했다. 깊은 상실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에게 더 큰 상처가 되는 말을 하지 않도록 말을 잘 골라야겠다. 예상하던 것과는 달랐지만 이 책을 곁에 두고 있다면 조금 더 적절한 방법으로 슬픔과 애도를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애도에 서툴고, 그 과정에서 남은 사람들은 더욱 죄책감과 슬픔에 짓눌린다. 애도에 대해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성숙한 자세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그 시작을, 어렵지만 교실에서도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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