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덮고 서평의 첫 문장을 쉽게 시작할 수 없었다. 어떻게 글을 시작해야 하나 생각하며 이 책의 리뷰를 찾아보다 “조금 불편해져요”라는 문장을 보았다. 불편에 대해 생각해본다. 왜 불편한가? 그림책이 너무 현실적이라서?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면서 삼성 반도체 공장에서 죽은 백혈병 노동자를 마주하는 것이 불편한가? 배달 사고로 죽은 청년 노동자가 있건 말건 30분 내로 음식이 오지 않는 것이 불편한가? 콜센터에서 전화를 걸 때마다 갑질을 했는데 현장실습을 하다 죽은 어린 노동자가 묘사된 것이 불편한가? 우리가 이 책을 읽으며 잠깐 느끼는 불편과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와 안전을 보장받지 못할 때 느끼는 불편과 불안, 절망감을 비교할 수 있을까. 이 그림책을 손에 받아들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불편에서 그 감정이 그쳐선 안 된다. 분노와 미안함으로, 나아가 뭔가를 바꾸려는 마음으로 이어져야 한다. 시간을 돌이켜 피리 부는 사나이에게 쥐를 몰아낸 값을 줄 수 없다면, 지금부터라도 피리 소리가 나지 않도록 어른들이 노력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그림책이다. 이 모든 잘못은 어른들에게 있으므로, 이 책은 어른들이 보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