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탈린이 소비에트 정책에 반발하는 농민들을 짓밟으려고 고의를 기근을 유발했다는 1932년, 1933년에 홀로모모르, (우크라나 단어, 대기근이라는 말)로 우크라이나인 400만명이 아사했다.
이 시절을 살아낸 저자의 외증조할머니, 외증조할아버지의 기억에 깊은 상처가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우크라이나에서 출생, 15년을 살다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이후 2014년, 2019년 여러번 재방문하며 할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할머니와의 동거가 쉽지 않다.
할머니도 저자도 평범한 캐릭터는 아니다.
싸우고 화해하고 다시 싸우고, 인정 넘치고 사교적이지만 어딘지 할머니는 저장 강박에 가깝게 식량을 비축해 놓는다. 과수원과 텃밭을 일구는데 온정성을 쏟는다.
사실 저자가 우크라이나에 온 것은 할아버지 일기장때문이었다.
우연히 읽게된 돌아가신 외증조할아버지의 필체에, '니코틴 형, 자유로운 우크라이나를 싸우다가 1930년대에 실종' 이라고 적힌 것을 보고 관심을 가졌으나 가족 누구 하나도 이상하게 입을 열지 않는다.
저자는 자신에게는 니코틴 외증조 큰할아버지의 진실을 밝히는데 몰두한다. 나라를 위해 제일 큰 대가를 치른 할아버지의 입지를 가문의 역사 속에 바로 세워드리고 싶었다고.
혼자서 열심히, 계란으로 바위를 치고 다닌다. 선조들의 고향과 발자취를 쫒는다. 도와줄거라 철썩같이 믿었던 할머니와는 매일 다툼뿐이다.
또 이 책의 제목인 '루스터 하우스' (우크라니아 국가보안국)를 찾기를 여러번, 지나치게 불친절, 영혼없는 공무원들의 비효율적인 행정시스템에 진저리를 치지만 끝끝내 그녀는 찾아낸다.
니토틴 할아버지 존재와 그 최후를.
"우크라이나의 역사에 관해 읽으려면 진정제부터 먹고 시작해야 한다." 라고 소설가 겸 볼로디미르 비니첸코의 말처럼,
상당히 아픈 책이었다.
전쟁과 독재는 언제고 되풀이 될 수 있으니 서글픈 진실을 똑바로 마주할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