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삶이 고귀하고 귀중한 한 생이라는 것을 진정으로 깨닫는다면,
현재의 나의 삶, 너의 삶을 조금 더 사랑으로 보듬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9월 현재의 나는.
삶은 태어나면 그냥 주어지는 '당연한 '시간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기가 사고로 한 쪽눈을 너무 크게 다치고,
뜻하지 않은 고통에 죽고 싶은 몸서리까지 쳐질 정도로 힘든 때에,
이 비참한 상황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나름대로 궁구해서,
삶의 시간을 붙드는 것이 사람으로 태어난 의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삶을 쉬이 포기하면 나야 너무 편한 길이겠지만,
또다른 카르마를 만들어냄과 동시에, 그렇게 쉬이 포기하라고 태어난 것이 내 목숨이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이 희미하게 드는 거다.

이 때 다산북스 계열사 오티움 출판사에서 이유진 님의 <<죽음을 읽는 시간>>이 찾아왔다.
죽음을 목전에서 본 적은 없지만, 딸의 신체의 일부가 다시 살아나기를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어미인 나에게는,
그 개념이 어렴풋이 아주 어렴풋이는 마음으로 알 것 같다는 느낌이다.
어쩌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버리고 다만 아픈 상황의 호스피스 환자들을 돌보며,
저자 이유진 님이 느낀 삶의 단상들은 곳곳에서 '헉'소리 나게 아프고 애달팠지만,
그래서 내가 한 번 주어진 이 삶을 어떻게 보살피며 살 수 있을지를 생각하는 것으로 연결되었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 그저 거저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
나는 좀 더 인류에, 너무 거창하다면, 주변인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미치며 한 생을 살다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그냥 포기하기에는 내가 너무 아깝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