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19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집에서 책 읽는 시간이 늘고 있다.

덕분에 다양한 출판사의 책을 온라인에서 둘러보고

직접 사거나 이벤트나 서평이벤트에 신청해 다양한 책을 접하고 있어 감사하다.

이것이 사치인가 싶게 코로나19로 현장에서 고생하시는 많은 분들이 많으신데, 얼른 일상의 평화가 깃들길 희망하며 마음으로 응원해본다.

코로

나19를 40여년 전 예상했다는 소설이 있어 읽어보았다. 다산북스에서 나온 딘 쿤츠의 <<어둠의 눈>>.

다소 차갑고 이지적인 느낌의 표지에,

The eyes of darkness라는 영어원제는

독서 시작 전부터 뭔가 섬뜩한 느낌을 안겨주는 게 있었다.

딘 쿤츠 작가의 글솜씨 덕분인가,

소설을 한글로 옮긴 심연희 선생님 덕분인가,

내가 좋아하는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님 책을 읽는 것 처럼 한 문장도 지루할 틈도 없이,

미스터리한 현장 속으로 바로 빨려들어 갔다.

소설 첫 문장을 읽고 느낌이 딱 오지 않으면,

나는 그 소설책 덮곤 하는데,

<<어둠의 눈>>은 예상치 못하게

내게 몰입의 즐거움을 주는구나.

때는 12월 30일.

주인공 티나 에반스.

아들 대니를 1년 전 교통사고로 잃고 남편 마이클과도 그즈음 이혼한 능력있는 라이베이거스 공연 안무가.

아들을 잃은 어미의 속을 잔잔히 읊조리는 소설 첫 머리. 아기엄마가 되고 나니 더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은 주인공 티나의 심정을 따라가 본다.

비비언은 방금 일어난 일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었다. 그래도 한 가지 분명히 든 생각은, 오늘 본 일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이 기괴한 사건을 제아무리 설득력 있고 진지하게 묘사한다 한들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어색하게 웃으면서 참 이상하고 무시무시한 일을 겪으셨군요, 하고 말하겠지. 하지만 속으로는 저 불쌍하고 나이 든 비비언이 마침내 노망이 났다고 생각할 것이다. 머지않아 폴터가이스트 현상을 겪었다며 비비언이 동네방네 떠들고 다닌다는 소리가 새크라멘토에 사는 딸에게까지 전해질 것이고, 그러면 캘리포니아로 이사 오라는 식구들 압박이 견딜 수 없이 거세질 터였다. 비비언은 혼자 살아가는 이 소중한 일상을 위태롭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어둠의 눈>> 딘 쿤츠. 67쪽

 

 

티나와 전 남편 마이클 사이의 대화 속에

당시의 미국 분위기가 느껴진다.

여성이 가정주부로만 있다,

사회로 막 진출하기 시작하는 때.

그리고 시시각각 티나와 주변인들에게 나타나는

'죽지 않았어'란 메시지와 미스터리한 현상들...

무서운 소설을 읽으며 빠져들다가도,

가족이 현재 내 곁에 있음을 감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오랜만에 장편소설을 읽으며,

여러 인간 군상 속의 삶의 가치들을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되어 감사하다.

소설의 주요 소재인 질병뿐만이 아니라,

사회에서, 아니 인생에서 좋은 (사업)파트너를 만난다는 것의 중요성,

힘든 시기에 좋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서 그 힘듦을 이겨나가는 것의 소중함 등

일상의 아주 기본적인 가치들에 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논외이지만 119쪽에 개인정보 관리에 관한 내용이 나와, 미국은 40년 전에 벌써 개인정보 관리에 관한 개념이 있었구나 싶어 새삼 놀랐다.

장편소설의 여운이 다소 오래갈 것 같다.

좋았어...


. 당신이 마침내 인생에 무언가 더 중요한 게 있단 걸 깨달을 것 같았지. 공연 제작보다 정서적 만족이 훨씬 더 필요하다는 걸 마침내 깨달을 거란 예감이 딱 들더라고. 10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