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빗 - 내 안의 충동을 이겨내는 습관 설계의 법칙
웬디 우드 지음, 김윤재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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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

2019년은 참 힘들었다.

2018년에 아이를 낳고 성치않은 몸으로 혼자 육아전쟁 치르느라 정신 없었다.

친정 엄마의 도움이 감사할 따름이다.

올해도 뽁이를 위한 나의 육아휴직은 이어진다.

자의든 타의든 13개월 아가를 위해서는 이 시기에 엄마가 곁에 있어줘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집에서 육아에만 전념하다 보니,

철두철미하던 내 회사 생활 패턴이 점점 멀어지고 매일의 반복 속에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싫었다.

내가 이렇게 되어 버리는 것이.

그래서 다산북스에서 나온 신간<<해빗>>을 집어들었다. 저자 웬디 우드는 내겐 낯선 분인데, 한국의 자기계발서 저자들이 보통 외치는

'당신의 의지력이 당신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상투표현과는 달리,

당신이 지금까지 원하는 바를 작심삼일로 이루지 못한 것은 비단 의지력때문만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근거는 30년간의 심리학과 뇌과학을 아우르며 인간 행동을 연구한 데이터.

참신했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다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호모 사피엔스는 겉으로 보이거나 흔히들 규정지어온 바와 다르게,

한 개의 메커니즘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 존재들이었다.

"

심리학 용어로 말하자면, 우리는 '하나의 마음Single Mind'을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의 마음은 개별적이지만 서로 연관된 다수의 매커니즘으로 구성돼 있으며, 행동을 이끄는 결정적인 동인 역시 바로 그러한 다층적이고 복잡한 절차에 의해 작동된다. 인간의 내면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뜻이다. 의지력은 그러한 메커니즘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는 지금까지 삶을 변화시키는 데 가장 적합한 능력이 의지력이라고 믿어왔다."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습관의 존재를 믿지 않았다.(!)

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에게 같은 방식의 퀴즈를 여러 번 내자, 참가자들이 계속된 자극으로 축적된 '장기 기억Long Term Memory'에 따라 행동했다고 한다. 이는 곧 '자동성Automaticity', 습관의 다른 이름이다.

3부에는 '잘못된 습관이 자신의 삶을 갉아먹고 있다면'이라는 주제와 '감당하기 힘든 고통 속에서의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 '스스로를 착취하는 삶'에 대한 내용 등이 나오는데,

평소 읽는 심리학이나 자기계발서 같이 편안하게 읽었다.

또, '반복은 인간의 욕망도 바꾼다'는 소재로 익숙함이 주는 위대함에 관한 내용이 나오는데,

단순 노출(더 많이 보일수록 호감도가 상승한다는 것)의 특성, 즉

.친숙성

.예측가능성

.지각적 능숙성

.효율성

.안전감

이 나온다.

마케팅이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쉽게 다가가기 위해서도 써먹을 수 있는 내용이다. :)

책의 끝부분에는

육아휴직 들어가고 내게 새롭게 생긴 습관이자 고민이기도 한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기" 관련 부록이 나온다.

웬디 우드는

첫째로, 스스로 스마트폰을 너무 자주 사용한다는 선명한 자각과

두번째로, 스마트폰을 작동하고 가능하게 만드는 상황 신호를 제어하라고 말한다.

회의실에 들어갈 때, 커피 마실 때 스마트폰을 아예 들고 가지 마라는 것.

전원을 꺼두어도 된다.

정말 간단하지 않은가?

새로운 습관 들이기란!

<<해빗>>은 참 재미있게 읽었다.

내용의 구성이나 밀도가 높았다.

습관은 내 의지력이 다라고 믿고,

언젠가 해봐야지하고

새해에도 미뤄두었던 내 위시리스트들을

다시 내 눈앞에 불러오게 했다.

습관에 관한 통상적인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 엎어준 책이라 고맙다.

뇌과학과 심리학의 적절한 균형 속에,

어려운 부분 전혀 없이

쉽고 재미있게 인간행동의 근원을 풀어써준 웬디 우드.

내가 나를 움직이는 메커니즘을 알아보는

놀랍고도 신비한 새해의 독서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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