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기도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댄 윌리엄스 그림, 명혜권 옮김 / 스푼북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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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다의 기도> by 할레드 호세이니

수채와 그림이 펼쳐지는 종이 위로

'사랑하는 마르완'이라고 부르는 아빠의 독백이 이어집니다.



사랑하는 마르완...


그래서 마르완이 걷기 시작했을 때 그 고향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사랑하는 아들 마르완에게

푸른 들판에서 들꽃이 흔들리고, 풀을 뜯고 있는 소를 보여주고 싶었던

엄마의 소망도 나오고요.

오래된 도시인 홈스에서의 왁자지껄한 시장의 모습도, 키베의 냄새도, 시계탑 광장 산책도,

평화로운 일상으로 살아가던 이 가족에게

이 광경은 이제는 멀리 연기처럼 추억으로만 남게 됩니다.




나라에서 일어난 시위와 전쟁, 내분,

이로 인해 굶주림과 죽음이 난무한 그 이후의 어둠의 긴 시간들 속에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고향을 나라를 떠나, 원치 않는 난민이 되어야 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이라크, 에리트레아와 시리아에서 온 사람들이

한낱의 희망의 빛이라도 찾듯 '집'을 찾아가는 여정.....

해가 뜨는 것도, 해가 지는 것도 두려워했던 사람들...

이들은 어디에서도 초대받지 못하고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 바로 <난민>들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엄마의 속삭임이 마음을 흔듭니다.

얼마나, 얼마나 간절했을까....

여보, 만약 사람들이 당신의 진짜 모습을 반이라도 볼 수 있다면,

기꺼이 친절을 베풀 거예요. 분명히...."

드디어 배를 타게 되었습니다.

한자락의 희망을 실어봅니다.



아빠는 아이와 작은 배에 몸을 실었고

무엇보다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아이를 바다로부터 지켜달라는

그 기도 외에는 아빠가 할 수 없는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장면.

그 바다에는 배도, 사람들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이 동화의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이야기의 끝을 잘 알고 있습니다.

<바다의 기도>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2015년 9월

가족과 함께 배를 타고 그리스로 향하던 중

지중해 연안 터키 해변에서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3살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적은 글이라고 합니다.

빨간 셔츠와 파란 바지를 입고 해변에 쓰러져 있던 작은 아이의 사진을 보고

경악했던 기억이 납니다.


창작 동화책이라고 이름 지었지만 전혀 동화스럽지 않는 책.

쿠르디가 떠난 그 이후로도

더 안전한 세상을 찾아 바다를 건너던 4,176명의 난민들이 실종되거나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우리가 꼭 기억하고 해결해야만 하는 일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연을 쫓는 아이>로 유명한 이 책의 저자 <할레드 호세이니>는 아프가니스탄 카불 출신으로

유엔 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분쟁과 폭력, 박해를 피해 위험한 바닷길로 피난하다

목숨을 읽은 수천 명의 난민을 기억하며

이 책을 적었고 이 책을 그들에게 바친다고 말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전히 지구상에 일어나는 내분과 전쟁, 기아와 가난,

그리고 나라를 잃고 세상을 떠돌면서 고통당하고 있는 이 난민들의 문제가

속히 해결되는 평화로운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마음을 다해 기도해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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