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안녕? 사계절 그림책
제니 오버렌드 지음, 김장성 옮김, 줄리 비바스 그림 / 사계절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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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의 분만을 경험한 엄마가 보기에 이 책은 경이 그 자체!! 그리고 후회!! 그러나 다시 경험하기엔 늦은 여자의 부러움이 섞인 질투라면 너무 웃길까? 얼마전 티브이에서 일본 어느 엄마가 집에서 출산하는 걸 보여준적이 있는데, 이 책처럼 이렇게 사실적일 수는 없었던 듯-별로 기억에 남아있는게 없기에-싶다.

우리의 현실은 남편이 분만실에 들어가는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인데, 물론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만 8년전 그때 내 남편은 감히 분만실에 들어오지도 못했다. 못 들어오게 의료진이 막아서-_-;; 누워서 분만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것인지, 그렇게 용쓰다가 다시 분만실로 이동, 그 차가운 공기를 느껴보지 못한 아빠들은 절대로 모르리라. 그 서늘함과 혼자만의 공포. 그걸 같이 경험한 건 오롯이 엄마와 태어나는 아기! 그래서(태중경험이 더 큰몫) 모자지간이 끈끈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아빠들은 모르리라....

그러나 이 책은 우리의 그 울적한 분만과 절대 다르다. 따뜻한 집, 그리고 먼저 그런 과정으로 태어난 세 아이와 함께 다시 한 아이의 분만과정을 고대하고 드디어 태어나는 순간 온 가족이 느끼는 감동. 아이들의 감동에 겨운 눈물. 아 내 딸아이는 결국 엄마가 되는 과정을 겪어야 저런 감동을 맛보겠구나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나는 산부인과에서 근무한 적이 있어서 직접 분만을 본 적이 있다. 막 아기 머리가 가뭇하게 나오는 그 순간 그 산모의 숨죽임 그리고 난 눈물을 흘렸다. 아기를 낳는 것은 기적같은 감동이기에 그리고 다짐했었지. 내 남편이 될 사람은 꼭 이런 감동을 느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걸, 봐야한다는걸. 그러나 그건 꿈으로만 끝나버리고.

대신 내 아이들이 이 책을 꼭 봐야만 하는 의무가 생겨 버린 것이다. 하늘에게 야속함을 돌리면서 다시 아기를 갖으면 나도 정말로 인간적으로 아기를 분만하고 싶다. 그러나 하늘은 야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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