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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 씨와 뜨렌비팜 ㅣ 참좋은세상 2
이상미 지음, 정희린 그림 / 옐로스톤 / 202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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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외곽에는 ‘뜰에는 비가 내리는 농장’이라는 뜻을 가진 ‘뜨렌비팜’이 있다.
이곳은 베트남, 캄보디아, 네팔, 인도 등 다양한 동남아 국가에서 이주해 온 주민들이
한국인들과 함께 모여 열대작물과 토종 작물을 재배하는 주말농장이자 열대농장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베트남 출신 ‘타오’씨의 이야기를 담은
<타오 씨와 뜨렌비팜>을 통해 이주배경 주민들의 삶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됐다.
버스를 잘못 타서 뜨렌비팜에 도착한 타오 씨와
뜨렌비팜을 일구는 아미뜨레 대표는 농장을 구경하며 친밀함을 느낀다.
고향 베트남에서 봤던 바나나, 파파야, 커피 나무 같은 열대종이 가득하고
사탕무, 모링가 같은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던 뜨렌비팜은
타오 씨에게는 저절로 고향의 가족들과의 추억을 소환하기에 충분한 곳이었다.
더욱이 뜨렌비팜에는 베트남 식물만 있는 게 아니었다.
인도의 카사바 새순을 드시고 싶어하는 어머니를 위해 뜨렌비팜의 문을 두드린 사람은
물론이고 네팔,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사람들도 뜨렌비팜을 찾기 시작했다.
고향을 떠나온 이주민들이 모이기 시작하며 아미뜨레 대표님은
타오 씨와 흐엉 씨를 비롯해 열 가족을 주말농장에 합류시켰다.
고향의 작물들과 한국의 토종 채소들을 함께 가꾸며 한국 사람들과 어울리는
타오 씨와 흐엉 씨는 뜨렌비팜이 고향 같았을 것이다.
고마움을 담아 지역 주민들을 초대해 고향의 음식을 대접하는 모습을 보며
한국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고자 하는 타오 씨의 마음이 많이 느껴졌다.
소외되고 무시당하는 이주배경 주민들이 아니라
당당한 주체로 자국의 문화와 생활을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기회가 시작된
뜨렌비팜이 그들에게 얼마나 위안과 용기를 낼 수 있는 장소였을지 짐작이 간다.
이주민들의 외로움과 그리움을 따뜻하게 품어 준 아미뜨레 대표님은
뜨렌비팜의 이름 뜻대로 그들의 마음 속 대지를 촉촉이 적셔주고 있었다.
이런 분들이야말로 세상을 빛나게 하는 분들이라고 생각하니 언제가 뜨렌비팜에도
가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