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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실물 박물관 ㅣ 바람그림책 155
마리나 사에스 지음, 이숙진 옮김 / 천개의바람 / 2024년 6월
평점 :
#분실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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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진_옮김
#천개의바람
내가 잃어버렸던 물건들,
예컨대 반짝이 양말 한 짝, 귀걸이 한 짝, 수많은 볼펜들,
지갑이며 카드, 몇 개의 장갑 한 짝 등이 어느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면
난 바로 알아볼 수 있을까?
<분실물 박물관>을 읽고 나서 든 생각이예요.
살다 보면 아주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실수로 잃어버리기도 하고 알면서도 잃어버리기도 해요.
<분실물 박물관>에는 다양한 ‘잃어버린 것’들이 소개됩니다.
사소한 머리카락부터 잃어버린 인내심과 잃어버린 시간들,
그리고 빨간색을 잃어버린 도시까지 작가의 끝없는 상상력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리며 살았던 것들을 이야기하고 각각의 사연 속에서
다양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언젠가 누구나 잃어버리게 될 ‘생명’에 관한 이야기까지요.
생명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죠.
그 죽음이 누군가는 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죽음이 될 수 있다고도 얘기합니다.
하나의 죽음을 통과하는 시간은 또 다른 희망과 성장으로 나아가는 순간이어서
죽음 없이는 결코 나아갈 수 없는 길이 되기도 하니까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잃어버렸던 물리적인 것들은 물론
결코 잃어버려서는 안 될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고대부터 잃어버린 물병을 모아 전시된 박물관 전시실에서는
내가 잃어버린 물병은 몇 개나 될까?를 생각하며 웃음이 났고
절대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소중한 가치로 난 무얼 챙기는가?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만들어 줬어요.
작가의 상상력 속의 분실물 박물관이 아니라
실제로 이런 박물관이 내 곁에 있다면 난 물건이 아닌
사람 자체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던 책이었어요.
전 만나고 싶은 사람이 정말 많거든요.
이런 <분실물 박물관> 만들어 주실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