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홑씨처럼
오수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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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식과 감성에서 제공받아
제 주관적인 입장에서 작성하였습니다.

#민들레홑씨처럼
#지식과감성
#위로
#자존감
#대인관계
#소통


안녕하세요? 너란아이입니다.
민들레 홑씨처럼이라는 말이 좋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겉표지의 색감에
끌려 이 시집을 선택했어요.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건 무엇이 있을까요?
민들레 홑씨처럼 자유롭고 싶은 시인의
마음을 표현한 시집일까요?
따뜻한 봄바람을 타고 떠다니는
민들레 홑씨처럼 읽으면 읽을수록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찐한 마음의
향기를 느끼실 수 있으실 거예요.

1. 다시 나무가 되어

한 그루 나무였다
나는
너의 곁에서

그늘을 주고
열매를 주고
너의 시간들에 귀 기울여 주는
나무였다

너와 사는 동안
엄마가 갓난아기에게 하듯
그렇게 온전히 주기만 하는
너를 사랑하는
한 그루 나무였다

어느 날
너에게 말했지
더 이상 나무처럼 살지 않겠다고

너만을 사랑하는 나무가 아니라
나를 사랑하는 나무가 되겠다고

너는 온몸에 가시를 단 선인장처럼 쏘아 댔고
나는 말 못 하는 인형처럼 바라만 봤지

다시 나무가 되어

2. 진달래

어제만 해도 잔뜩 웅크려 있더니
바람이 뭐라 했길래
다들 얼굴을 내밀고

햇살이 뭐라 했길래
다들 마음을 활짝 풀어헤쳤을까?

3. 마음껏 흔들려라

흔들려라 괜찮다
많이 흔들릴수록
더 단단해질 테니
더 강해져 가는 과정일 테니

강물도
소용돌이치는 날이 있다
자신을 원망하는 날이 있다
그렇게 흘러 거대한 강이 된다

울어라 괜찮다
뻘건 숯덩이 안고 살지 마라
밖으로 끄집어내어
눈물로 덮어 버려라

산도
울음을 토해 내는 날이 있다
가슴 무너지는 날이 있다
그렇게 토해 내고 웅장한 산이 된다

4. 아름다움

꽃은 두 송이, 세 송이
흐드러지게 피어야 되는 줄 알았다
그렇게 피어야 아름다운 줄 알았다

새는 두 마리, 세 마리
나란히 날아야 되는 줄 알았다
그렇게 비상해야 아름다운 줄 알았다

이제는 안다
혼자 피어도
혼자 날개를 펴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5. 아버지 가시던 날

아버지 냄새가 땅속에 묻히던 날
만성 통증이 몸속을 미쳐 날뛰듯
세포들은 롤러코스터를 타며
괴성을 질러 댔다.
시계는 부서졌고
심장은 얼어붙었다

아버지 냄새가 땅속에 묻히던 날
새싹들은 철없이 아웅다웅거렸고
꽃망울들은 나뭇가지 위에서 햇살을 즐겼고
구름은 유유히 봄 산책을 했다.
시계는 멀쩡했고
공기는 쓸데없이 따사로웠다.

6. 야생화

참으로 어여쁘다!

수려하지 않아
멀리서도
가까이에서도
단박에 보이지 않지만

게다가
하늘 아래 가장 낮은 자리
가장 누추한 곳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너의 자리에서
너의 길을 꿋꿋이 걸어
끝내 꽃을 피운 야생화

참으로 어여쁘다!


저는 늘 강하다고 생각했어요.
가끔 나 자신의 불편한
부분들만 스스로에게 들키지 않는다면
나는 충분히 단단한 사람이라고
늘 생각했어요.

하지만 마음이 바닥까지 쿵 하고
떨어지는 어느 날은
나도 모르는 내가
존재하는 것처럼 아플 때도
있더라고요.
나는 강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가끔은 아닌 날도 있는 것처럼
가끔은 다른 것에서 위로를 받아야
하는 날도 있더라고요.
사람에게서 책에게서 나무에게서
말이지요.

오늘은 여기서 위로받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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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홑씨처럼
오수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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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지식과 감성에서 제공받아
제 주관적인 입장에서 작성하였습니다.

#민들레홑씨처럼
#지식과감성
#위로
#자존감
#대인관계
#소통


안녕하세요? 너란아이입니다.
민들레 홑씨처럼이라는 말이 좋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겉표지의 색감에
끌려 이 시집을 선택했어요.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건 무엇이 있을까요?
민들레 홑씨처럼 자유롭고 싶은 시인의
마음을 표현한 시집일까요?
따뜻한 봄바람을 타고 떠다니는
민들레 홑씨처럼 읽으면 읽을수록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찐한 마음의
향기를 느끼실 수 있으실 거예요.

1. 다시 나무가 되어

한 그루 나무였다
나는
너의 곁에서

그늘을 주고
열매를 주고
너의 시간들에 귀 기울여 주는
나무였다

너와 사는 동안
엄마가 갓난아기에게 하듯
그렇게 온전히 주기만 하는
너를 사랑하는
한 그루 나무였다

어느 날
너에게 말했지
더 이상 나무처럼 살지 않겠다고

너만을 사랑하는 나무가 아니라
나를 사랑하는 나무가 되겠다고

너는 온몸에 가시를 단 선인장처럼 쏘아 댔고
나는 말 못 하는 인형처럼 바라만 봤지

다시 나무가 되어

2. 진달래

어제만 해도 잔뜩 웅크려 있더니
바람이 뭐라 했길래
다들 얼굴을 내밀고

햇살이 뭐라 했길래
다들 마음을 활짝 풀어헤쳤을까?

3. 마음껏 흔들려라

흔들려라 괜찮다
많이 흔들릴수록
더 단단해질 테니
더 강해져 가는 과정일 테니

강물도
소용돌이치는 날이 있다
자신을 원망하는 날이 있다
그렇게 흘러 거대한 강이 된다

울어라 괜찮다
뻘건 숯덩이 안고 살지 마라
밖으로 끄집어내어
눈물로 덮어 버려라

산도
울음을 토해 내는 날이 있다
가슴 무너지는 날이 있다
그렇게 토해 내고 웅장한 산이 된다

4. 아름다움

꽃은 두 송이, 세 송이
흐드러지게 피어야 되는 줄 알았다
그렇게 피어야 아름다운 줄 알았다

새는 두 마리, 세 마리
나란히 날아야 되는 줄 알았다
그렇게 비상해야 아름다운 줄 알았다

이제는 안다
혼자 피어도
혼자 날개를 펴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5. 아버지 가시던 날

아버지 냄새가 땅속에 묻히던 날
만성 통증이 몸속을 미쳐 날뛰듯
세포들은 롤러코스터를 타며
괴성을 질러 댔다.
시계는 부서졌고
심장은 얼어붙었다

아버지 냄새가 땅속에 묻히던 날
새싹들은 철없이 아웅다웅거렸고
꽃망울들은 나뭇가지 위에서 햇살을 즐겼고
구름은 유유히 봄 산책을 했다.
시계는 멀쩡했고
공기는 쓸데없이 따사로웠다.

6. 야생화

참으로 어여쁘다!

수려하지 않아
멀리서도
가까이에서도
단박에 보이지 않지만

게다가
하늘 아래 가장 낮은 자리
가장 누추한 곳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너의 자리에서
너의 길을 꿋꿋이 걸어
끝내 꽃을 피운 야생화

참으로 어여쁘다!


저는 늘 강하다고 생각했어요.
가끔 나 자신의 불편한
부분들만 스스로에게 들키지 않는다면
나는 충분히 단단한 사람이라고
늘 생각했어요.

하지만 마음이 바닥까지 쿵 하고
떨어지는 어느 날은
나도 모르는 내가
존재하는 것처럼 아플 때도
있더라고요.
나는 강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가끔은 아닌 날도 있는 것처럼
가끔은 다른 것에서 위로를 받아야
하는 날도 있더라고요.
사람에게서 책에게서 나무에게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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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후반 미국 미술사 다시 읽기 - ‘타자’로의 초대
김진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지식과 감성에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인 입장에서
작성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너란아이입니다.

얼마 전에 지식과 감성에서 받은
《20세기 후반 미국 미술사 다시 읽기
'타자'로의 초대'》를 읽고,
한동안 제 머리에서 정리되지 않고 있는
미국 미술사의 혼란스러움 때문에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약 450페이지나 되는 책이라
쉽게 읽히지는 않겠구나라고 생각했지만
어렵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단어들은
쓰지 않아 쉽게 쓰인 책이기에
한동안 정말 열심히 읽었습니다.

알고 있는 내용들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다시 읽어가면서 눈으로 마음으로
읽어나갔습니다.

얼마 전에 "정치적 올바름"에 관련된
수업을 들었어요.
영어 수업이었는데 교수님의 배경 설명과
책의 내용이 아주 흥미로워서 여러 번
반복하면서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
여기서 정치적 올바름이란?
1980년대 이후 미국 사회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키워드로,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관용과
배려를 가리키는 말이에요.
여기서 이야기하는 사회적 소수자들은
여성, 성소수자( LGBT), 에이즈 환자 (PWA), 이민자,
흑인 등을 말해요.

이 책에서 다루는 타자들은 사회적으로 우리와
분리된 타자가 아니지만 완전한 타자인 것처럼
분류되었던 역사를 지칭하기 위해서 쓴 단어입니다.
그 사회적 소수자들을 타자로 표현하며
타자로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또한 서양 미술사가 백인 미술사로 편향되어
있고 늘 그들 밑에 존재하였던 소수자
미술가들에 대한 문화적 정체성 문제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에
전개되었던 흑인 미술 운동, 치카노 미술 운동, 페미니즘 미술 운동에 주목하여 보겠습니다.

2장 흑인 민권운동과 흑인 미술 운동
흑인 미학의 사상은 그들의 배후에 있는
백인 것의 파괴, 백인적인 방식의 파괴에 있는
것으로 백인 문화에서 벗어나 흑인 고유의
문화를 지키고 구축하자는 의미로
흑인에 대한 정치, 경제적 차별로부터 해방을
촉구하는데 그 의미가 있는 것이에요.
흑인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자기들만의
미학적 관점을 정립하고, 혁명적 전환을
목표로 한 탈식민주의적 성격도 가지고
있어요.
흑인 예술운동은 서구의 식민주의적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흑인들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며 " 블랙파워", 흑인은 아름답다( Black is
Beautiful) 등의 슬로건을 걸면서 흑인
독자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했습니다.

3장 치카노 민권운동과 치카노 벽화
치카노 운동이라 함은 멕시코계
미국인들의 민권 확보를 위한 투쟁이었어요.
원래 멕시코 땅이었던 미국 남서부가 미국 영토로
바뀌면서 텍사스,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콜로라도,
네바다, 애리조나주에 거주하던 멕시코인들은
하루아침에 미국인이 되었지요.
처음에는 그들의 언어와 문화를 인정해
주기로 했지만 영어나 미국의 법에 무지했던
멕시코인들은 토지를 빼앗기고, 전반적인
생활 기반도 잃어가면서 노동자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리하여 미국 사회 계층에서 가장
아랫부분에 위치하게 되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중 발생한 '주트 슈트 소요'를 통해
젊은 멕시코계 미국인들의 저항 의식은
더욱더 촉발되었고, 이는 치카노 운동으로
번져갔습니다.
멕시코계 미국인들은 그들 스스로를 '치카노'라고
부르며 시각적 엠블럼을 고안하고, 고도로
발달한 미국 자본주의와 백인 중심주의에서
호아킨으로서 겪는 고단한 삶을 표현하며
특히 '아즈틀란 정신 선언'은 잃어버린
고향과 땅을 찾기 위한 염원을 투영해
민권운동의 주요한 메타포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벽화, 그래피티, 포스터, 행위미술의 형태로 펼쳐진
치카노 벽화 운동을 통해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왔던 멕시코계
미국인들이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은 아니었을까요?

제9장
가장 힘들게 읽었던 부분은
아시아계 미국 미술사 부분으로
1990년대 미국인들 중 가장 새로운 타자들은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1960년대에 대부분은
노동자 계층이 주를 이루었으며
시민권도 없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그들의 주된 소재는 집으로 '자리나 하쉬미'의
<나는 여행을 갔다, 1991>라는 작품을 통해
현대적 유목민으로서 외로운 소수자이자
이방인으로서 겪어야 했던 서러움을 표현
하면서도 미국이 살기에 가장 쉬운 나라라고
말하며 미국에서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자 했습니다.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이 시기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작품을 보면
모순되고 상반된 감정이 교차하는 복잡한
심리 상태를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아요.
미국에서 겪었던 문화적 거세와 트라우마가
강조된 작품들을 보며 비극의 조각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주류와 타자는 어디든 존재하지만
함께 가야 하는 존재이며
이 책을 통해 작가가 원하는 나와 타자와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에는
충분히 완벽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식을 쌓는다는 느낌보다는 역사와
흐름을 알아간다는 마음으로 읽다 보면
많은 분량이지만 흥미롭게 읽으실 수
있고, 읽다 보면 저절로 생기는
미국 미술사에 대한 배경지식도 덤으로
가져가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20세기미국미술사
#타자로의초대
#20세기후반미국미술사다시읽기
#지식과감성
#서평
#너란아이서평
#미국미술역사
#소수자
#정치적올바름
#블랙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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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 할매 도란도란 우리 그림책
장준영 지음 / 어린이작가정신 / 2022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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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숭아할매
#어린이작가정신
#옥탑텃밭
#봉숭아물
#그림동화

본 도서는 어린이작가정신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인 입장에서 작성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너란아이입니다.
어린이 작가 정신에서 받은
《봉숭아 할매》라는
동화책을 가지고 왔어요.

손톱에 봉숭아 물 들여본 적이 있으신가요?
오렌지색 봉숭아 꽃을 따서
그것을 빻아가지고 손톱에 올리고,
비닐로 싸서 몇 시간이 지나면
손톱이 붉게 물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주 어릴 적 일이지만 기억이 난다는 건
저에게도 특별한 추억이었나 봐요

지금 생각해 보니
수고를 들여서 하는 일들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너무 편리함에 젖어있는 오늘날
봉숭아 할매를 읽으면서
지난날들과의 추억을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어 보시면 어떨까요?

저는 첫 장을 딱 넘겼을 때
서천에 있는 먼 친척 할머님 댁이
생각났어요.
고추, 고수, 수세미, 호박, 상추, 토마토,
제 작은 기억에 할머님은 대부분 음식을
직접 키워서 드셨던 것 같아요.
지금은 주변에 편의점도 들어오고,
마트도 들어오고 했지만
직접 키워서 드시는 게 여러 가지 이유로
더 마음 편하셨나 봅니다.

봄 냄새가 나는 어느 날

할머니는 꽃씨를 뿌리십니다.

새싹들이 단단하게 잘 자랄 수 있게
비도 내려 주시고

그 안에서 달팽이도 무당벌레도
아이들도 함께 자랍니다.

햇살이 따뜻한 어느 날
봉숭아가 곱게 피었어요.

봉숭아 물을 들이고,

건강하게 자란 채소들을 나누어
담습니다
대추나무집, 가겟집, 윤희네, 오봉댁, 감나무집

그렇게 겨울이 오고, 또 봄이 옵니다.

사계절 내내 싱그러운 향기가 나는
할매네 옥탑 텃밭으로 놀러 오세요.
어릴 적 추억이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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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된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김도형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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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시집은 지식과 감성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인 입장에서 작성하였습니다

안녕하세요? 너란아이입니다.
지식과 감성에서 예쁜 마음을 표현한
시집을 받았어요.

《약속된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약속된 만남은 무엇이었을까요?

시를 읽는 마음은 늘 백지에요.
백지에 선을 그으며 읽으면
왠지 지나온 나의 추억 같아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셀레는 마음이 생겼을 때
시를 썼어요.
찐한 마음의 동요가 생겼을 때
내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시를 썼어요.
마음을 통제할 수 없거나 어떻게 해서든
마음의 시끄러움으로부터
거리 두기를 하기 위해서 시를 썼어요.

시는 우리의 삶 자체이거나
희망하는 기억들을 숨기고 싶은
마음에서 나오는 기억의 축적인 것 같아요.
기억하며 웃고,
지나 온 상황이 예뻐서 또 미소를 지어봅니다.

시인은 어떤 짝사랑을 이리도
아프게 했을까요?
시 하나하나를 읽는 동안
짝사랑을 시작했고 짝사랑으로 끝난
시인의 마음이
느껴져서 가슴 아팠습니다.

1. 괄호를 치다

차리리
몰랐으면
좋았을 사람이 있다

만나도
너무 늦게
만난 사람이 있다

때로는
인력으로
안 되는 사람이 있다

살다 보니
돌아오다 보니
참으로 먼 길을 와 버렸다

그 사람 이름에
동그라미 하나 그리지 못하고
짝사랑이라는 괄호를 친다

내 것이 될 수 없기에
내가 다가서지 못하게



2. 종이학

밤을 잊은 날에는
천 번을 접어야만
학이 되는 사연을 믿었고

별이 빛나는 밤에는
라디오를 가슴에 품고
한 소녀에게 편지를 썼었지

한때는 소녀였고
지금도 소녀이길 바라며
마음 깊숙한 곳에 소장했던
이문세의 노래 '소녀'를 불러 본다

'노을 진 창가에 앉아
멀리 떠가는 구름을 보며
찾고 싶은 옛 생각들 하늘에 그려요'

꼭꼭 숨겨 접었던 마음도
보내지 못한 편지도
사라져 버린 종이학도

노을빛 하늘 가득히 그려 본다



3. 처음처럼

눈이 온다 해서 좋았는데
비가 와서 슬픕니다

눈은 털어 버릴 수 있는데
비는 젖어 듭니다

그냥 보기만 해도
그 이름 듣기만 해도 좋았는데

볼 수 있어서
이름 부를 수 있어서 슬픕니다

참 오래 좋아했는데
사랑해서 힘이 듭니다

오늘은 그냥
눈이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처음처럼



4. 첫눈이 내리거든

겨울이 오고 첫눈이 내리거든
보내 드리겠습니다

꽁꽁 얼려 버리지 못한
그대 흔적까지도

가슴에 멍이 들도록
지워 왔던 그대 얼굴까지도

미련 없이 눈물 없이
보내 드리겠습니다

붉게 멍든 가슴
하얀 눈에 덮이지 않아도

새끼손가락 끝
봉숭아 물이 남아 있어도

사랑채 섬돌 위에 벗어 놓고 간
흰색 고무신 위로
하얗게 첫눈이 내리거든

5. 약속된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텅 빈 바다는
파도를 붙잡고 있었고
산산조각 난 모래알들은
조개껍질을 숨기고 있었다

큰 바다에도 사연은 있다
작은 모래알에도 상처는 있다
깨져 버린 날 선 조개껍질은
거센 파도를 만날 것이다

믿음은 아득히 먼 바다에서부터
잔잔한 파도로 밀려올 것이고
믿음은 고운 모래알 사이로
둥글어진 조개껍질로 나타날 것이다

가슴 아팠던 짝사랑의 추억을
이리도 예쁜 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는 시집이었어요.

사랑이 고팠다
가난해서 사랑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짝사랑을 시작했다


표지의 박혀있는 이 짧은 문장에
시인의 모든 것이 들어있는 듯하네요.

오늘은 짝사랑했던 기억을
떠올려 보시는 건 어떠세요?

이 도서는 지식과 감성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인 입장에서 작성하였습니다.


#약속된만남은이루어지지않았다
#시집
#지식과감성
#김도형시집
#서평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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