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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다른 아이들 1
앤드류 솔로몬 지음, 고기탁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평점 :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를 설명하는 책인가 싶었지만 그것은 기본이고, 더 나아가 심리학적 지식을 듬뿍 담고있는 '앤드루 솔로몬'의 필력이 담긴 책을 만났다. 일단 책의 두께에서부터 부담감을 안고 읽기 시작했는데, 한권이 아니라 총 두권으로 이루어진 책이라는것! 1권 분량만해도 850페이지가 넘는다. 하지만 단순히 분량이 많다고 부담스러워 넘기기에는 너무나 좋은 내용이 많이 실려있어서 집에 한권쯤 구비해둬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 키우면서 몸이 아플때 대처하는 간단한 의학관련 책들은 한두권씩 가지고 있을텐데 <부모와 다른 아이들> 역시 그와 비슷한 맥락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는것도 좋겠지만 심리학에 엄청난 관심이 있는것이 아니고서야 필요한 부분만 찾아서 읽어도 상관없을만큼 각 장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불완전함은 우리의 낙원이다.
이 괴로움 속의 기쁨은,
우리가 불완전함에 너무나 익숙한 까닭에,
불완전한 말과 단호한 소리에 있음을 명심하라.
- 월리스 스티븐스.
<우리 풍조의 시 The Poems of Our Climate>
1권은 7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2권까지 모두 합하면 총 12장으로 이루어진 방대한 내용이다.
1장 - 아들 에서 시작해서 12장 - 아버지 로 끝날 때 까지... 그 안에 어떠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는지 차근차근 읽어나갔다. 먼저 필요한 부분만 읽어도 무방하다고 했지만 이 책이 의학서적이 아니기에 소설을 한권 읽듯이 느긋한 마음으로 읽어도 좋다. 글이 상당히 많고 한페이지에 빼곡하게 담겨있지만 내용 자체는 그렇게 딱딱하게 전개되지 않는다. 때로는 지은이가 말하듯이... 때로는 이야기 속 주인공이 말하듯이 자연스럽게 대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청각장애, 소인증, 다운증후군, 자폐증, 정신분열증, 장애...
이것이 1권 7장에서 다루어지는 내용들이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 책은 의학서적은 아니다. 저자인 앤드류 솔로몬이 말하고 싶어하는것은 아이의 발달에 있어 부모의 사랑보다 더 크고 강력한것은 없다는것을 반복적으로 깨닫게 해주는것이다. 이 책속에 등장하는 상상이상의 고통과 힘든 상황속에 처한 많은 어머니와 아버지들은 그들의 아이가 단순히 장애를 가진 사람이 아닌 스스로 특별한 존재로 느껴지게 만든다. 그런 부모를 바라보며 독자역시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나는 그런 아이가 없어서 다행이다 라기 보다는 장애와 그런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짐을 느낄 수 있다.
10년에 걸친 연구의 결실로 쓰여진 책이라고 했는데 그만큼 전하고 싶은 말도 많고, 정확한 지식을 전달해주고 싶어하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인다. 수많은 주석은 더 자세하게 설명하는 페이지가 한참이나 있었고. 책 속의 어려운 (의학용어 등) 단어들을 찾기 쉽도록 색인 페이지도 따로 준비되어 있다. 몸의 장애가 아니라 정신적인 장애는 누구나 언제라도 찾아올 수 있는것이기에 그저 두려운것으로 치부하지 말고 미리 여러 사례를 알고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될것 같다. 단순히 아이를 키우는것을 떠나서 타인을 이해하는 마음을 가지게 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누구나 읽어도 좋은 책인것 같다. 두께에 기겁하지 말고 한번쯤 도서관에서라도 읽어보고 괜찮다면 집에 한권쯤 책장에 꽃혀있어도 좋을 책. <부모와 다른 아이들> 1권 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