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
릴리 킹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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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겪어온, 그리고 겪을

사랑의 무수한 스펙트럼에 대하여

<어느 겨울 다섯 번의 화요일>

"웃는 건 이상해. 웃음은 왜 나와?"

"아기처럼 울지 않으려고 그러겠지."

이상적인 외모를 가지지도

내가 좋아하는 향기를 지니지도 않았지만

자꾸만 그에게 시선이 갑니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나만의 비밀 공책에 남겨놓으며

순수한 사랑의 열망을 키워가지만

그가 보여주는 답은

좀처럼 받아들이기 힘든 것들로 가득합니다.

소녀의 첫사랑이 아름답게 기억될 수 있을까요?

"그건 이제 여기 없어."

"뭐요?"

"그 일."

"그럼 어디 있는데요?"

"없어진 거지. 끝났어.

더 이상 찾을 수도 없고, 쓰다듬을 수도 없고,

어루만질 수도 없어.

시간이 데려간 거야.

빌어먹게도 늘 그렇게 모든 것을 앗아가듯이

훔쳐 간 거라고.

드물게는, 너의 경우처럼, 그게 좋을 때도 있지."

부모님이 집을 비운 사이

나는 낯선 사내들에게 맡겨집니다.

그들은 부모님의 엄격한 규율을 벗어나

꽤나 자유분방한 생활 방식을 추구하며

나에게 묘한 쾌감을 선사해요.

나의 아픈 상처쯤은

가볍게 무시하며 넘겨버릴 수 있도록

아무렇지도 않게, 그러나 매우 조심스럽게

나를 배려합니다.

아주 먼 훗날, 그들을 추억했을 때

나는 다시 행복에 빠져듭니다.

어른들은 고통과 두려움, 실패를 감추지만,

사춘기의 아이들은 행복을 감춘다.

보여주면 사라질 어떤 것처럼.

한 부모 가정에서 겪게 되는

가족의 아픔과 슬픈 상처 또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습니다.

상실의 아픔을 공유하는 그들의 갈등이

때로는 서로를 더욱 단단히 묶어주기도 합니다.

그들은 둘 다 몸과 작별했다.

몸이 없다면 우리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가 언제 영혼이란 것을 믿어본 적이 있던가?

사춘기에 접어드는 소녀의 수줍은 첫사랑,

부모 자녀 간의 갈등과 화해,

할아버지와 손녀의 마지막 동행,

동성 간의 엇갈린 시선 등

살아가며 겪게 되는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내가 겪었던 그 시절을 떠오르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내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사랑을 만나보게 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한 형태의 사랑을 만나보는

사랑으로 충만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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