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들이 서쪽으로 걸어가면서
지구라는 쳇바퀴를
동쪽으로 굴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저 끝없는 걸음들이,
지구를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한 방향으로 늙어가는 사람들의 시간처럼 말이다.
신용목의 <양치기들의 협동조합>은
순례길에서 만난 인물들로부터
길 위에 남겨진 오래된 비밀을 소환합니다.
그 비밀은 4월의 제주, 5월의 광주를 떠올리게 하는
가슴 아픈 이야기로
개인적으로는
곱씹어 보고 기억해두고 싶은 문장이 많아
여러 군데 표시를 남겨두었던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