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달나무에 편 상황버섯은 나무껍질 같다.
하나인데 여럿인 무늬들, 전체를 드러낸 은폐다.
자연에서의 숨은 그림 찾기란
앎의 편견과 협소함을 깨는 일이다.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선사합니다.
그것을 알아차리는 것은 인간의 몫이지요.
얼마나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발끝에 채이는 작은 것들을
고개 숙여 들여다볼 줄 아느냐에 따라
내가 받는 선물의 양이 달라집니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산의 모습을 즐기고
차곡차곡 쌓인 돌담 사이로 오가는
작은 생물들을 살피고
펄펄 끓는 물에 붉은 팥을 삶다가도
그것이 내 삶에 미치는 영향들을
하나 둘 곱씹어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