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인류 - 죽음을 뛰어넘은 디지털 클론의 시대
한스 블록.모리츠 리제비크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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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뛰어넘은 디지털 클론의 시대

<두 번째 인류>


삶의 유한성을 빼앗긴다면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죽은 딸의 생전 데이터들을 활용해

소녀의 생전 모습을 재현한 시뮬레이션으로

가상공간에서 엄마와 딸이 재회한

MBC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는

방영 즉시 많은 화제를 모았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감동적인 결과물이라 단순히 생각했지만,

이 영상을 본 전 세계의 많은 심리학 전문가들은

이런 만남이 슬픔을 받아들이는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무도 모르기에

전문가로서 찬성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기술이

유가족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죽은 사람이 계속해서 트위터로 떠들어대고

인터넷 공간을 유령처럼 떠돌아다니는

디지털 불멸자들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까,

미래에도 '옛날 사람들'이 영원히 살아 있다면

그것을 과연 진보라 할 수 있을까,

주변 사람들을 아무도 잃지 않게 된다면

기억하고 추억한다는 것은 무슨 뜻이 될까.

영원히 사는 존재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질문을 가져오게 합니다.


언젠가 다시 소생할 것을 기대하며

급속 냉동된 사람들,

자신과 똑같은 도플갱어를 만들어

도플갱어가 자신을 대체해 계속 살아가도록

시스템을 업데이트하고 있는 로봇 전문가,

죽은 아버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드봇'을 만들어 아버지가 떠난 후에도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가는 가족.

세계 곳곳에는 디지털 불멸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영혼을 구독하세요.

넷플릭스를 구독하듯이,

미래에는 유가족들이 매달 봇 이용료를 지불하고

고인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말합니다.

죽은 이후의 삶이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은

납골당 이용에 사용료를 지불하거나

성당의 진혼 미사나 절에 제사를 올릴 때

따로 비용을 내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고

그와의 시간을 추억하는 것과

마치 그가 살아있는 것처럼

계속해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은

분명 다른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과잉되고 불필요한 것들로 만들어진 세상,

부재를 경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세상은

곧 지옥으로 변할 겁니다.

그곳에서 벗어나기란 불가능하니까요.

살면서 상실, 부재, 이별, 작별을 경험하지 못하고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견뎌야 하는지

배우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을

과연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우리를 행복의 길로 안내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매번 의문이 들곤 합니다.

어쩌면 영원히 살게 될지도 모르는 인류,

이로 인해 생겨날 다양한 문제점들과

해결을 위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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