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 거부자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설흔 지음 / 우리학교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정 거부자>


열다섯 살 생일을 앞둔 미결정 존재.

성적, 자산, 행운을 모두 갖춘

트리플크라운은커녕

마지막 행운조차 기대하기 힘든 존재.

자신이 가진 조건에 따라

'히나'와 '브로글'이라는 성별이 결정되고

사실상 신분과 다름없는 이 성별은

이 세계를 살아가는 존재들에게

철저하게 다른 삶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미결정 존재들은

누구나 히나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울고 한숨 쉴 시간이 있으면

앞으로 뭘 할지를 생각해.

이 불공정한 사회에서

브로글로서의 온전한 너 자신을 만들어 가는 일에

전력을 바쳐.

브로글이 된다고 네 인생이 끝장나는 건 아니야.

뭔가 해 보기라도 하고 그다음에 좌절하도록 해.

좌절부터 하는 건 순서의 오류.

울 날은 많고도 많다. 알았니?

엄마는 49세가 되는 해에

'선한 결정자'가 되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때 받은 돈은 아빠의 사업으로 인해

히나가 되기 위한 조건에 한참 모자라게 되었고,

똑똑한 엄마, 아빠와는 달리

나는 어쩐지 공부에 흥미가 없습니다.

추첨으로 히나가 되는 행운은 희박하기에

나는 브로글이 될 확률이 매우 높은 상황.

하지만 아빠는 언제나처럼

아무것도 포기하지 말고

삶을 꿈꾸라고 말합니다.


비록 브로글이 되기는 했어도

결연하게, 꿋꿋하게 살자고 결심했어.

혼자서 버티자고, 쓰러지지 말자고.

잘 안되더라.

맞서는 것도 아니고 그냥 서 있는 건데,

너무 힘들어.

히나와 브로글이라는 독특한 성별,

이세계를 나타내는 다양한 장치가 존재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가 사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신분제는 존재하지 않지만

일정한 조건에 따라

살 수 있는 지역, 가질 수 있는 직업,

만날 수 있는 배우자가 결정되고,

높은 확률로 그 모든 것들이

자식들에게 그대로 대물림되는 세상.

책을 읽는 내내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우리는 어차피 실패하게 되어 있다고.

중요한 건 어떻게 실패하느냐 하는 거라고.

한 번도 히나가 될 거라 생각하지 못했고

그랬기에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무엇이 하고 싶은지

생각조차 하지 않으며 살아온 지난날.

나를 둘러싼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내 존재에 대한 성찰은 깊어지고

내가 어떤 존재로 결정되든

더 이상 나 자신을 버려두지 않기로 합니다.

십 대들의 세상을 향한 도전과 용기,

그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까지

현실과 무척 닮아있는 이세계에서 벌어지는

청소년들의 이야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