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 - 모든 걸 경험할 수 없어 문장을 수집하는 카피라이터의 밑줄 사용법
이유미 지음 / 북스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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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경험할 수 없어 문장을 수집하는

카피라이터의 밑줄 사용법

<오늘로 쓴 카피 오늘도 쓴 카피>


그냥 지나쳤을 사소한 상황이

문장으로 읽혀 좀 더 각별하게 여겨졌다.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처음 읽었을 때

충격적인 경험을 했습니다.

분명 일상을 그대로 옮겨놓은

너무나 평범한 문장들로 가득한데

어떻게 이렇게 흡인력 강한 이야기가 되고

가슴을 울리는 소설이 되는 것일까.

분명 나도 쓸 수 있는 문장 같은데

나는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이야기.

이것이 작가의 내공인가 싶기도 하고

신기하고 부럽고 복잡한 감정이 들었어요.

매일 하는 집안일이나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뱉는 것도

문장으로 잘 다듬어 옮겨 놓으면

특별하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밑줄 그었을 뿐인데 내 것 같은 기분

책을 읽을 때

전체적인 스토리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지만

가끔씩 발견하는 좋은 문장은

갑작스러운 선물을 받은 것처럼

큰 기쁨을 주기도 합니다.

그래서 꼭 메모를 해두곤 하는데

언젠가 적절하게 써먹겠다는 생각이나

나도 저렇게 써보고 싶다는 은근한 질투는 물론

그 자체로 위로와 공감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문장 수집은

그 자체로 큰 기쁨이 된답니다.


소설은 세상 밖으로 내놓는 순간

더 이상 작가의 것이 아니다.

그건 세상의 것이다.

즉 독자의 해석에 맡기는 게 맞다.

학창 시절 문학 작품을 공부할 때

단어 하나하나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이것저것 설명을 갖다 붙이다 보면

정작 본문의 시 보다

더 많은 부연 설명이 필기되곤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드는 의문이

'작가가 정말 이런 의도로 한 말이 맞을까'였고

시험 때문에 줄줄 외우긴 했지만

여전히 의문과 불신을 가득 안고 있었어요.

하나의 작품을 100명이 읽으면

100개의 작품이 생겨난다는 말이

이제는 조금 이해가 됩니다.


나를 내려놓을수록, 부족한 나를 드러낼수록

더 매력적인 글이 된다.

단, 솔직해야 한다는 부담감 또한 가질 필요 없다.

내 글을 읽는 첫 번째 독자는 자신이다.

솔직하게 써야 한다고 해서

내가 불편해지면 안 된다.

카피라이터인 저자가

세상에 없던 것을 써야 한다는 부담을 덜기 위해

평소 독서를 통해 자료를 모으고

그것을 활용해 공감 카피를 써내는 과정을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좋은 문장을 많이 읽고 따라 써보며

무엇보다 자신만의 경험을 활용해

타인의 공감을 자아내는 것이

좋은 카피의 요건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저자의 마지막 말에 공감하며

좀 더 솔직한 글쓰기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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