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 : 쿠쉬룩 림LIM 젊은 작가 소설집 1
서윤빈 외 지음, 전청림 해설 / 열림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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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 단편집 1

2023년 봄

<림 : 쿠쉬룩>



문학이라는 커다란 숲에

온전한 개체로 피어 있는 각기 다른 작품들을,

기준과 경계 없이 한곳에 모아 소개하는 것이

[림LIM]의 꿈이자, 숲이다.

책에 실린 7편의 단편 중

<마음에 날개 따윈 없어서>는

근미래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이 자리 잡은 사회에서

인격이 부여된 AI를 탑재한 차량이

차량에 탑승한 인간의 관계에 개입하여

돌발 상황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최근 많은 소설의 주제가 되는

AI의 인간성을 다루고 있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지점에서

생각지도 못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놀라움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합니다.



그 애는 한참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나를 향해

의미하게 미소만을 지어 보였다.

내가 있는 자리까지

아주 힘겹게 닿아오는 미소였다.

어린 시절 무리의 이탈자로서

소수자의 감정을 공유하던 나와 영이는

점점 멀어져 잊고 지내다

어른이 되어 재회하게 됩니다.

분명 같은 자리에 있다 생각했지만

고달프고 바쁜 삶을 사는 영과 함께 하는 순간에는

그저 평범하게 지내는 자신이

죄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삶에서 영을 밀어낸 나는

영원히 밀어낼 수 없는 죄책감을 느낍니다.



특목고 전체 정원의 20%를 차지하는

사회통합전형, 이른바 사통.

약자가 받는 최소한의 보호망을 특혜라 여기며

이 사통의 존재 때문에 자신이 밀려났다 생각하고

그 대상을 괴롭히는 학생.

'솎아내'라는 명령을 내리는 부장과

솎아지지 않기 위해 명을 따르는 교사.

작가가 경험한 교사 생활을 바탕으로

치열한 생존 경쟁 속

다양한 인물의 감정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인간의 미래는

죽음, 불안, 불확실, 절망, 나아지지 않음,

달라지지 않음, 변화하지 않음, 정세의 악화,

그런 것들로 가득해.

누구도 미래를 기대하지 않아.

누구도 미래를 바라지 않아.

누구도 미래에서 희망을 느끼지 않아.

인간에게 미래는 그렇다.

'쿠쉬룩'은 수메르어로 상자를 뜻합니다.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아침에 증발해버린 사람들이

자신이 만든 세계,

즉 자신만의 보물 상자에 스스로 갇히는

도피이자 구원의 상태를 그리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가볍게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림> 시리즈.

다음에 출간될 작품들도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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