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 우리는, 마치 무리에서 이탈한 늑대 같아.
<늑대들>
완벽한 부모님 밑에서
부족할 것 없이 자라온 승우.
무관심한 부모와 가난 때문에
친구도 없이 지내온 공진.
스스로 무리를 빠져나온 늑대 승우와
무리에서 받아주지 않는 늑대 공진이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같은 시간을 보내기 시작합니다.
승우는 억울했다.
보호받지 못하나,
여전히 부모의 울타리에 있어야 하는 제 처지가
이제는 조금 불공평하다고 느껴졌다.
승우는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최신 게임기와 넉넉한 용돈 등
물질적인 지원은 아끼지 않지만
승우와 함께하는 시간은
좀처럼 만들어내지 못합니다.
올해 마지막 기념일인 크리스마스에도
승우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부모님 때문에
혼자서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혼자 있기 싫어서 집을 나선 승우는
편의점에서 같은 반 친구 공진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충동적으로 말을 꺼냅니다.
"야, 너 혹시 나 하룻밤 재워 줄 수 있냐?"
같은 반이지만 대화를 나눈 적 없던 두 사람.
공진도 적잖이 당황했지만
망설임 없이 승우를 집으로 데려갑니다.
서로가 너무 멀어
닿지 않는 거리에 있다고 느꼈지만
결국은 외로움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작고 여린 소년들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같이 게임을 하고
편의점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놀이공원에서 신나게 소리를 지르며
두 사람은 가슴 깊이 쌓인 감정들을 해소하고
서로에게 친구가 되어줍니다.
'너흰 아직 어리니까'
'너흰 이제 다 컸으니까'
아직 어리다며 많은 것을 구속하다가도
다 컸다고 혼자 내버려 두기도 하는,
필요에 따라 그 기준을 바꾸어버리는
제멋대로인 어른들 때문에
어린 영혼들이 상처 입는 모습과
상처받은 영혼들이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주는
아름다운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살 수 없는 동물 늑대,
무리에서 벗어난 이 외로운 늑대들이
든든한 무리를 이루어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