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생존기 마음이 자라는 나무 41
최현주 지음 / 푸른숲주니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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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생존기>


미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치료를 마친 후 일상으로 복귀했습니다.

그런데 변함없는 일상 속에서

단 하나, 유진이라는 아이가 마음에 걸립니다.

나는 분명 기억나지 않는 아이인데

그 아이는 나에게 뭔가 단단히 화가 난 것 같아요.

바이러스 치료를 위해 몸속에 투입한 나노봇이

완전히 회수되지 못한 채 미나 몸속에 남아

미나의 기억을 지우고 다닙니다.

미나의 행복했던 기억들을.

그렇다면 유진이는

미나의 행복했던 기억일까요?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시작된 격리 생활.

늦은 밤 거실에서 나는 소리가 신경 쓰여

아무도 모르게 거실에 숨어든 나는

매일 밤 가족들의 모습을 몰래 지켜봅니다.

새벽에 깨어 거실에서 TV를 켠 채 잠드는 아빠,

베란다 창에 몸을 기대어

컵라면이 다 불도록 밖을 바라보는 언니,

소주를 벌컥벌컥 들이켜다

"엄마..."하고 울음을 삼키는 엄마.

직접 다가가지 못하는 나는

달빛에 드리운 가족들의 그림자만

손끝으로 쓰다듬어 봅니다.


마스크는 얼굴뿐만 아니라 마음도 가려줍니다.

세수나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은 물론

웃는 얼굴이나

작게 속삭이는 말까지도 가려주니까요.

이제 곧 마스크를 벗는 날이 온다지만

나는 마스크를 벗고 싶지 않습니다.

내 남자친구가 나의 민낯을 보고

실망하면 어쩌죠?

마기꾼이라고 생각하면 어떡하나요?


우리 세계에서 이 모든 건

재미를 위한 일종의 게임일 뿐이다.

술래잡기 같은 것이다.

술래가 다수라는 점이 다르지만 말이다.

이 게임에서는 술래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눈치를 살피며 애들이 생각하는 평범한 테두리를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

겉모습은 바꾸기 힘들어서

공격당하기 좋은 약점이 된다.

팬데믹 상황을 지나오며

청소년들이 겪는 불안과 고통,

그리고 이를 통한 성장의 과정을 그린

6편의 짧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지금 중 3이 된 우리 아이는

5, 6학년 때 친구들을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학교를 가지 않은 날들이 너무 많았고

그나마 등교를 하는 날에는

언제나 마스크를 한 채 생활했기 때문일까요.

그 길고 지루했던 시간들이

더 좋은 세상을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배움과 성장의 기회가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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