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선물이 있어 - 은모든 짧은 소설집
은모든 지음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평온함이 가득 찬 세상을 꿈꾸게 하는

17편의 짧은 소설

<선물을 줄게>


어제도 그제도 하지 못한 일을

오늘 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오늘이 되어 더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었으니까.

소설의 처음을 장식하고 있는 성지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현실의 그것과 꼭 닮아

책을 읽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고 있는 기분이 듭니다.

어제보다 나을 것이 없는 오늘이라서

오늘도 여전히 하지 못한 일들을 쌓아두고

삶에 치여 허덕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심을 담은 상대의 작은 선물에

마음은 더욱 크게 움직여

고단한 오늘을 기꺼이 살아냅니다.


그것 봐.

성공인지 실패인지는

보기에 따라 그렇게 얼마든지 달라지는 거라고.

그러니까 더욱이,

뭐든 미리 겁낼 필요도 없다고.

<시간을 열면>이라는 제목으로 엮인

2부의 이야기들은

'시간의 문'이라는 공통 소재를 다룹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다른 세계를 만난다거나

다른 시간대로 이동한다거나

시간을 멈추기도 한다는

기이하고 특별한 순간을 경험하게 하는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

문 너머에 있는 존재가 말하는 듯합니다.

아직 그 문을 열지 않았다면

어떤 세계가 펼쳐질지 알 수 없으니까

미리 겁내지 말라고.


자신의 결정으로 단번에 그처럼 여러 사람에게

행복을 선사할 수 있다는 사실은

때때로 엄청난 힘을 가지고 민주를 압박했다.

네 삶을 얼마나 대단한 모습으로 꾸리고 있기에

그 많은 사람의 행복을 가로막은 채

버티고 섰느냐는 질문이 목을 죄어 오는 순간이

해를 넘길수록 잦아졌다.

사회적인 분위기도 많이 달라졌지만

요즘 책 속에 유독 동성 커플이 자주 등장합니다.

소설집을 집어 들면 반드시 한두 편은

높은 확률로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성의 구별이나 육체적인 관계를 떠나

온전히 마음이 맞는 상대를 찾았을 때

그것이 동성이었을 뿐인데

너무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굳이 동성에 한정 짓지 않더라도

결혼에 대한 다양한 인식이

관계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모름지기 천사는

인간의 욕망이 아니라 소망에 봉사한다.

17편의 짧은 소설들 속에서

주인공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모습은

글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곳곳에 나타나는 환상적인 요소들은

평온하고 따뜻하며 잔잔한 행복을 전합니다.

덕분에 소중한 선물을 받은 기분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