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그림 그리는 치과 의사
강영진 지음 / 봄날의느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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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그림 그리는 치과 의사>


58년 개띠, 환갑을 훌쩍 넘긴 저자는

치과 의사, 교수, 화가, 미술 평론가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책에는

미국 이민 생활의 어려움은 물론

93세 아버지와 63세 아들이 함께 떠난

특별한 여행 이야기가 담겨 있어

더욱 큰 감동과 재미를 전해줍니다.


완벽한 빛과 구도의 세팅을

한 번도 만난 적은 없다.

완벽한 세팅을 기다렸다면

한 장의 사진도 찍지 못했을 것이다.

서투른 언어 탓에

쉽지 않은 미국 생활을 해야 했지만

다행히 좋은 사람들과 함께

힘든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치과 대학 본과 3학년 때

아픈 아내가 돌쟁이 아이를 돌볼 수 없어

며칠 동안 아이를 데리고 학교에 갔고,

교수님은 물론 직원들의 배려로

무사히 보낼 수 있었다는 에피소드는

무척이나 감동적이었습니다.

학교에서 저자를 돕기 위해

특별히 조교 자리를 만들어주기도 했고

저자는 늘 학교에 최선의 결과를 가져다주며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관계로 남았습니다.


이제는 보이는 것만 그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도 그린다.

예쁜 동그라미보다는 찌그러진 감자 모양에서

생명을 느낄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 좋다.

그래서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닐까?

나이 듦을 인정하고 나아가 행복을 느끼려면

자신이 살아온 삶에 부끄러움이 없고

남은 삶에도 자신이 있어야 하겠지요.

삶의 경험이 독단과 고집이 아니라

열린 마음과 유연한 사고로 이어지는

그래서 멋있게 나이 들어가는

참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93세 아버지와 함께 떠나는 여행은

간단한 옷가지 몇 개 챙겨 떠나는

쉽고 가벼운 여정이 아닙니다.

아들과의 여행을 위해

걷는 연습을 꾸준히 해왔다는 아버지와

지치지 않을 만큼 걷고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먹고

피곤이 쌓이지 않게 푹 자며

여행을 이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버지와 아들은 여행 내내

서로를 걱정하고 배려합니다.

운전 조심하라는 아버지의 말씀에

"환갑도 넘은 아들을 걱정하시네요."

하고 웃으니

"이젠 너도 환갑이 넘었으니 걱정인 거야!"

하고 위트 있게 받아치십니다.


곳곳에 등장하는

저자의 그림 작품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책을 보는 내내

글과 그림이 참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어렵고 힘든 여정이었을 테지만

그 속에서 희망과 행복의 요소들을 찾아

충분히 누릴 줄 아는 삶.

삶을 긍정하고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멋진 삶의 태도를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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