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나에게 생활비를 주지 않는다 - 나를 전공하고 있습니까?
이종은 지음 / 캘리포니아미디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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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전공하고 있습니까?

<아무도 나에게 생활비를 주지 않는다>

​


70대가 된 여인.

남편을 잃고

자식 넷을 독립시키고

커다란 집에 혼자 남아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니

나에겐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모아두었던 돈은 다 써가는데

아무도 나에게 생활비를 주지 않습니다.

​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삶일까?

나의 어떤 과거가 나의 현재로 이끈 것일까?

​

오랜만에 모임에 나갔더니

모두들 나보다 잘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강남에 자리를 잡고

같이 지내온 사람들인데

이제는 모두 사는 곳도 달라지고

사는 형편도 달라졌습니다.

분명 우리 아이가 공부를 더 잘했는데

남의 자식이 더 큰 성공을 거둔 듯하고

나는 집을 담보로 생활비를 마련해야 하나 고민인데

누군가는 대저택에서 운전기사까지 두고 살아요.

​


"엄마 같은 삶이 어떤 건데?"

"엄마 자신은 없고 아이들만 있는 삶."

​

자식들을 차례로 소환해

생활비를 보태줄 수 없겠느냐고

어렵사리 말을 꺼내봅니다.

그런데 젊은 시절 내 모든 것을 바쳐 키워낸

내 삶의 전부였던 자식들 중

그 누구도 그럴 여유가 없다고 합니다.


나에게는 그들이 언제나 우선순위 첫 번째였는데

그들에게 나는 아니다.

그들이 길이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길이 보이지 않는다.

​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고 키워냈더니

그건 자신이 바라는 삶이 아니었다는 자식,

사정이 어려워 원하는 지원을 다하지 못했더니

자신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부모의 지원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자식,

엄마처럼 자식에게 모든 걸 쏟아붓는

희생적인 부모가 되고 싶지 않다는 자식...

생활비를 받지 못한다는 사실보다

내 지난 삶이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나라는 존재 자체가 희미해지는 기분에

더 큰 상실감을 느끼게 됩니다.

​


네 남매는 의기소침한 어머니를 위해

어머니가 진정한 자신을 찾을 수 있도록

작은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어머니가 자신을 전공할 수 있도록

그녀의 능력을 일깨워주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통해

생활비를 받는 사람이 아니라

생활비를 버는 사람이 되게 합니다.


때때로 사랑하면서

균형을 잃을 수도 있지만

그것이 균형 있는 삶으로 가는 과정이야.

​

노년의 부모가 자식들로부터 소외당하고

지난날의 노력을 부정당하는 모습에서는

깊은 슬픔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보듬고 이해하며

진정한 사랑을 회복해가는 모습에서는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었어요.

짧은 호흡으로 읽어내릴 수 있어

책장이 술술 넘어가고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매우 이상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소설이라

기분 좋게 책을 덮을 수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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