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 없는 월드 클래스>
2040년 현재 축구는
가정 폭력, 성폭력, 불량 식품, 학교 폭력과 함께
정부가 선정한 5대 사회악 중 하나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던 스포츠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된 어마어마한 사건 중심에는
불곡고등학교 3학년 1반 김덕배가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는
<미디어 제작 실습> 과제를 위해
김덕배를 찾아 나서는
미디어 소녀 채연으로부터 시작합니다.
2030년 월드컵 예선에서
비참한 성적을 기록하며 세상의 욕은 다 얻어먹던
축구 대표팀 감독은
새로운 선수 영입에 열을 올리고
어느덧 인터넷 세상에는
'니들 이따구로 할 꺼면 차라리
불곡고등학교 3학년 1반 김덕배 뽑아라'는 댓글이
축구 관련 기사마다 도배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감독은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김덕배를 대표 선수로 선발합니다.
그리고 월드컵 아시아 최종 경기에서
김덕배는 골을 기록합니다.
공은 한 번도 못 건드려본 채
헤딩으로.
축구의 근본은 승리라며
승리를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감독,
축구의 근본은 사업이라며
김덕배를 상품화하는 데 열을 올리는 협회장,
돈을 얻고 아들과의 시간을 잃고 나서야
삶의 근본은 사랑이라는 걸 깨달은 김덕배의 아버지,
자본으로 근본을 사라고 조언하는
채연의 어머니,
그리고 고등학생으로서의 근본은 있지만
축구 선수로서의 근본은 없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딩 골 하나로
온 국민의 영웅이 된
근본 없는 월드 클래스 김덕배.
온갖 TV프로그램과 밈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친절히 각주를 달아 복선을 기억하라 알려주고
'뭐야, 이게 말이 돼?' 싶은 일에는
진짜니까 검색해 보라고,
'뭐지? 그럴듯한데?' 싶은 일에는
가짜니까 찾아보지 말라고 말립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듯
원하는 결말을 선택해 따라가는 것까지
기존의 소설 형식을 과감하게 뛰어넘는
재미있는 시도가 가득해서
읽는 내내 '이게 뭐야 ㅋㅋ'하며 웃다가도
근본에 대한 다양한 사색이 가능하게 합니다.
가벼운 형식을 취했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