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훔치는 녀석 ㅣ 책 읽는 교실 6
오혜원 지음, 박현주 그림 / 보랏빛소어린이 / 202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여러분에게 생일은 어떤 의미인가요?

지오에게는 생일이 없습니다.

2년 전 지오의 생일에

동생 지석이가 하늘나라로 떠나고

아픔을 견디기 힘든 가족들은

그 날을 지워버렸거든요.

​


어느 날부터 수상한 녀석 하나가

자꾸만 지오의 눈에 띕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알아채지 못해요.

아무래도 지오의 눈에만 보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오는 그 녀석을

의문이라는 뜻의 Question 앞 글자를 따서

Q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그런데 Q가 곁에서 서성이던 친구들은

모조리 생일을 빼앗기고 말아요.

생일의 주인공은 하루 종일 잠에 빠져

멋진 생일 파티를 할 수 없게 되어버리죠.

과연 Q에게는 어떤 비밀이 있는걸까요?

​


예상대로 집은 텅 비었다.

엄마에게 문자를 보내니

한 달에 한 번 있는 동호회 모임에 나갔다는 답장이 왔다.

엄마처럼 슬픈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해 주는 인터넷 모임이라고 했다.

'슬픈 아이들 모임은 없나?'

(p.32)

​

엄마는 아픔을 치료하기 위해 집을 나서고

아빠는 아픔을 일하는 것으로 덮어버리기 위해

좀처럼 집에 오지 않습니다.

같은 아픔을 겪었는데

지오는 어떻게 그 아픔을 달래야할지 모르겠어요.

아무도 없는 텅 빈 집에서

아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요.

​


"우리 외할머니가 그러는데,

죽는 건 더 좋은 세상으로 살러 가는 거래.

아픈 사람도 건강해져서

노래하고 춤추면서 살 수 있다고 했어."

(p.48)

​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은

아이나 어른 할 것 없이 모두에게 힘든 일이죠.

지오의 곁에는 다행히

동생 지석이의 죽음을 천천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좋은 친구가 있었네요.

​


"내가 요새 엄마에게 심술부려서

엄마 병이 더 심해진 건 아닐까?"

가원이가 조그맣게 말했다.

"네 탓이 아니야."

(p.61)

​

지오 친구 가원이는 많이 아픈 엄마 때문에

학교에 오지 못하는 날이 많습니다.

아픈건 엄마의 잘못이 아닌데

자꾸만 아픈 엄마에게 화를 내게 된다며

자책합니다.

가정 내에 존재하는 빈곤, 불화, 폭행 등

온전히 어른들의 잘못만으로 이루어진 일들에

고통받는 것은 오히려 아이들이라는 사실에

때로는 분노가 때로는 연민이 느껴지곤해요.

​

​

엄마 아빠는 죽은 동생 생각 뿐이다.

죽은 동생에게도 엄마 아빠가 있는데,

정작 피가 돌고 있고 숨 쉬고 있는

내 곁에는 아무도 없다.

(p.126)

​

스스로 지워버렸던 지오의 생일에

지오와 Q는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요.

마치 어린시절 동생 지석이와 함께 보냈던

그 순간들을 다시 맞이하는 느낌을 받으며

지오는 동생 지석이를 더이상

아픔으로 기억하지 않으려 합니다.

​

아이들 동화책인데

읽는 내내 눈물이 나서 힘들었어요.

지오는 물론 다른 친구들까지

모두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아이들.

어리다고 해서

아픔의 크기도 작은 것은 아닐텐데

어른으로서 제대로 보듬어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시커멓고 무뚝뚝한 아들녀석도

눈시울을 붉히네요.

부디 지오가 자신의 생일을

행복한 날로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개인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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