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품고 있던 생각은 은연 중에 말 또는 행동으로 표현된다. 적극적인 혐오나 차별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은밀하게 생활 속에 녹아 있는 생각이다. 클레이키건의 신작을 기대하며 펼쳤고, 아주 직설적인 그녀의 화법으로 전개하는 3편의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과 아주 밀접하다. 누군가는 경험보았을 법한 일들이다.가장 인상깊었던 이야기는 너무 늦은 시간이다.한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카헐. 그녀와 저녁 준비를 하고 결혼을 생각하지만 정작 장을 볼 때 지갑을 열지 않고, 반지의 치수를 교정할 때도 돈을 아까워한다. 그리고 그녀의 짐이 옮겨졌을 때 당황스러워하며 자신이 생각했던 모습과 다름을 인식한다.그리고 그녀가 말한다. “요즘은 좀 달라졌을지도 모르지만 당신 또래의 남자 절반은 그냥 우리가 입 닥치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해주길 바란대.“카헐은 그말에 부인하고 싶었지만 진실에 불편할 정도로 가까워 아무 말도 못하고, 결국 그녀는 떠나간다. 뒤늦게 후회해보지만 이미 늦어버린 시간이다.마음 깊은 곳까지 뻗어 있는 뒤틀린 혐오가 상대를 더 힘들게 한다.이 사실을 모른채 함께 살아간다면, 분명 아내는 불행할 것이고, 아이들도 그의 아버지를 닮아갈지도 모른다. 내가 받아 들일 수 없다면 둘 중에서 한명은 사라져야하는게 맞다는 사실. 이 책 첫장에 인용구의 의미를 실감한다.🔖 우리가 아는 것, 항상 알았던 것, 피할 수 없지만 받아들일 수도 없는 것은 옷장만큼이나 명백하다.한쪽은 사라져야 한다.*소정의 원고료를 받아 리뷰를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