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거실이다. 테이블에서 가족 시간을 갖고, 창밖의 계절 변화를 느끼며, 한쪽 벽면을 차지하는 책장에는 좋아하는 책들이 꽂혀있다. 퇴근 후 나의 발걸음은 늘 설렌다. 좋아하는 것들이 넘쳐나는 곳에서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는 보내는 시간은 쪼그라들었던 마음을 내려놓게 하고, 자존감을 회복시켜주며 살아있을을 느끼게 한다. 내가 책을 읽고 있으면 자연스레 아이들은 책을 가져와 읽고, 남편은 논문을 쓴다. 각자의 고민이 있을 때 맛난 간식과 함께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사춘기를 앞 둔 아이들이라 걱정이 크지만 거실 공간의 테이블과 책장 그리고 가구들이 우리 가족을 좋은 길로 이끌어줄거라고 믿는다. 이렇게 가구는 공간의 분위기를 만들고 우리를 좋은 삶으로 인도해주기도 한다. 우리가 단단하게 발을 딛고 사는 공간에 온전히 어울리는 가구를 만들고, 가구를 만지는 낭만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구 만드는 여성 목수 둘이다. 나무가 지닌 결처럼 오래 될 수록 더 멋스러운 그들의 이야기에는 다정함이 있다. 자신만의 방을 잃어버린 엄마들을 위해 만든 책상, ’엄마의 서재‘, 반려견 호수를 위해 만든 반려견 가구, 백혈병 투병하는 고객에게 배송된 맞춤형 쇼파. 배려가 깃든 가구를 만들면서 얼마나 많은 생각과 정성이 들어갔을지 짐작이 간다. 오랜만에 다정한 에세이를 만났다. 같은 결을 가진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것처럼 편안하다. 🔖 명사로써의 테이블이 아닌 동사로써의 테이블이 되어 테이블에서 ’~하다‘ 로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은 지금 우리에게 어떤 시간 보다 소중하다. 그래서 나는 믿는다. 좋은 가구는 우리를 좋은 삶으로 데려다 준다고.*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