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내주는 자유와 함께 멋진 백수가 되겠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모든 게으름과 자유에 빈틈없이 도전할 것이며 마침내 그 끝을 맛보리라. 감자를 보면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 전쟁과 기근을 뚫고 온 감자의 운명을 생각한다. 밭을 갈면서 지구는 언제부터 정보와 재력을 가진 기득권들의 독무대가 된 현실을 슬퍼한다. 밭농사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 가족 구성원에 대한 사연, 함께 사는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등 평범한 일상에 생각을 부여하니 어느새 글 한편이 완성되었다. 조기 은퇴 후 부모님과 함께 밭으로 출근하는 소풍같은 에세이를 읽었다. 엄마 귀에는 보청기가 아빠는 틀니 그리고 난 임플란트를. 셋 다 디스크 수술을 한 우리 가족은 사이보그 인간이라고 말하는 저자. 각자 살아내는 일상이 다른지라 증상과 회복결과도 자기 방식대로라서 풀뽑는 자세도 다르다.어찌보면 슬프고 짠한 이야기인데 기가막힌 비유와 웃음으로 치환해버린다. 잔잔한 감동과 함께 저자의 솔직함을 엿볼수 있으며 무엇보다 지루할 틈없이 재미있다. 진한 감동과 웃음을 겸비한 가족 드라마같다. 나의 이야기와 생각을 쓴다는 것. 같은 걸 봐도 다른 시각으로 재미나게 글을 쓰는게 에세이의 매력이 아닐까. 특별한 것 없는 일상에서 찾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좋다.쓰지 않았다면 머릿속에 맴돌았을 생각들. 쓰면서 이야기가 되고, 인생이 된다.나도 언젠가는 내 이야기를 쓸날이 오겠지.🔖 평소 철없다는 말을 듣는 편이다. 나는 그게 좋다. 철들지 않아서 좋다. 철들지 않는 어른이 나의 취향이다. 감탄사를 잘할 줄 아는 어른,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아는 어른, 입꼬리 올라갈 장치를 주위에 둘 줄 아는 어른이고 싶다.*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