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정지 후 재생
박수아 지음 / 뚜또MK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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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이 책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조금 어려웠다.


술술 읽히는데도 이상하게 한 문장으로 딱 잡히지 않았던 책.


그런데 마지막 장까지 읽고 나니, 이 책은 ‘아픈 사람의 이야기’라기보다 멈춰버린 삶 속에서도 계속 자신의 삶을 선택해가는 한 사람의 이야기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원래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단호하게 선택하는 사람이었다.


안정적인 회사를 그만두고 원하는 경험을 위해 해외로 떠났고 뭐든 강단이 있는 사람같았다.


그런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섬유근육통을 진단받고, 통증과 함께 살아가게 되면서 삶은 이전과 같을 수 없게 되었다.


마약성 진통제가 통증을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은 그것을 선택하지 않겠다고 하는 모습에서는 강단이 느껴졌고, 아픈 몸으로 영상 크리에이터에 도전해 홍콩까지 떠난 이야기는 또 한 번 놀라웠다.


가기 전에는 몸이 아플까, 공황장애가 오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막상 홍콩에서는 놀이기구까지 타고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돌아왔다고 한다.


그런데 끝이 아니었다.


허리 수술을 앞두고 실수로 발목이 골절되고, 컨디션 저하로 수술이 미뤄지고, 수술 후에는 사지 경련까지.


읽으면서 몇 번이나 ‘이 사람 정말 험난하구나’ 싶었다.


마지막에는 신체화까지 겪는다.


너무 아픈 시간이 계속되다 보니 실제로 몸에 이상이 없어도 어디인가 고장 난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

그런데도 작가는 다시 무언가에 도전한다.


빅사이즈 쇼핑몰에 도전하고, 통신사 크리에이터에도 도전한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참 단단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족 이야기가 나오면서, 어쩌면 이 단단함의 뿌리에는 가족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엄마, 동생, 그리고 아빠.


“아빠가 새벽에 너 숨 쉬는지 한 번씩 가서 확인하더라.”


이 문장을 읽는데 괜히 우리 아빠가 생각났다.


툴툴대면서도 다정한 우리 아빠.


그리고 나 역시 동생과 사이가 좋은 편이라, 책 속 작가의 동생 이야기를 읽으며 내 동생도 많이 생각났다.


결국 사람을 다시 일으키는 건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라, 내가 돌아갈 곳과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었다.


마지막 ‘TO. 세상을 살아가는 친구에게’에서는 작가가 독자에게 말을 건넨다.


매번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힘을 기르고 있다고.


아프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계속 무언가에 도전하고 부딪히며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그리고 우리 모두 각자의 힘듦과 아픔이 있지만 결국 잘 헤쳐 나갈 거라고.


넘어지면 잠시 멈췄다고 생각하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그 말을 읽으며 생각했다.


어쩌면 재생이라는 건 예전의 나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달라진 나로 다시 시작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오늘도 고생했고, 잘 버텨줘서 고마워.


그 말을 작가가 건넨 친구에게도, 책을 읽은 나에게도 조용히 건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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