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조금 느리게 살아도 괜찮을 것 같다.『여름엔 초코빙수』는 손으로 그린 따뜻한 그림과 짧은 글이 함께 있는 그림에세이다.한 달에 세 가지 이야기씩 계절을 따라가는데, 읽다 보면 이상하게 마음이 말랑말랑해진다.엄마와의 여행, 낯선 곳에서 만난 사람, 맛있는 음식 한 그릇, 계절에 피어나는 꽃처럼 어쩌면 별것 아닌 것 같은 순간들.그런데 지나고 보면 바로 그런 순간들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만봄볕에 나른하게 누워 낮잠 한숨 자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빨리 다음 장으로 넘어가야 할 것 같지 않고, 그림을 한참 바라보다가 글을 읽고, 또 잠시 멈춰 있게 되는 책.아직 절반밖에 만나지 못해서 가을과 겨울의 이야기는 모르지만, 남은 계절에는 또 어떤 장면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다.요즘처럼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갈 때'지금 여기'를 조금 천천히 바라보게 해주는 책을 만나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