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개월만 더 살기로 했다 - 90일간의 생존 일지
김게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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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집이 아니라 사무실에서 읽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읽으면 너무 오래 울 것 같아서요.


『나는 3개월만 더 살기로 했다』를 읽는 동안 저는 책 속의 작가님만 만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를 낳고 이유도 모른 채 눈물이 흘러내리던 산후우울의 시간 속 제 모습도 만났고, 일에 지쳐 "혹시 우울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힘들어했던 남편도 떠올랐습니다. 유치원 적응이 버거워 한동안 잠만 자던 우리 아이도 생각났고,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 채 살아오셨던 부모님 세대도 떠올랐습니다. 네 분 모두 좋은 분들이셨지만, 그 시대에는 마음을 표현하는 일조차 쉽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이 책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깊은 어둠이 내려앉는 장면에서는 함께 안타까웠고, 남편의 화는 마치 내 감정처럼 답답하게 다가왔습니다. 캐릭터가 하나둘 태어나는 순간에는 '아, 이제 한 걸음을 내디디셨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고, '작가'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을 때는 제 일처럼 기뻤습니다.


가장 오래 남은 것은 마지막에 등장한 '무지개 방패'였습니다.


작가님의 무지개 방패는 가족과 친구였습니다.


우울을 해결해 주려 애쓰기보다, 그저 곁을 지켜준 사람들.


"그렇게 느낄 수 있겠다."


"많이 힘들었겠다."


어떤 감정을 쏟아내도 묵묵히 받아주던 사람들.


아무 말 없이 갈치를 사 와 안아주고 밥을 차려준 친구, 산책이 싫다는 말에 억지로 끌고 나가는 대신 베란다로 데려가 바람을 함께 쐬어준 남편.


거창한 위로나 특별한 해결책이 아니라 그런 작은 다정함들이 모여 한 사람을 다시 삶으로 이끌었다는 사실에 오래 머물게 되었습니다.


"우울의 시간은 고요하고 적막하다."


하지만 책은 절망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한 번 나왔다면, 내일도 아니면 모레도 다시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이 문장을 읽으며, 어둠은 다시 찾아올 수 있지만 따뜻함도, 사람도, 희망도 다시 찾아온다는 믿음을 함께 얻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니 저도 누군가의 무지개 방패가 되고 싶어졌습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감정도 담담히 받아 줄 수 있는 사람.


작가님의 남편과 친구처럼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작가님을 응원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책을 덮고 나니 지나온 우리 가족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함께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우울을 이겨낸 이야기라기보다, 다시 살아가기로 한 사람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조용히, 우리 모두를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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